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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위작 논란 속 천경자 1주기 추모전 '바람은 불어도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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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위작 논란 속 천경자 1주기 추모전 '바람은 불어도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

천경자 화백 1주기를 맞아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8월 7일까지 추모전을 개최한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천경자 화백 1주기를 맞아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8월 7일까지 추모전을 개최한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천경자 화백이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미인도'에 대해 "내가 그린 게 아니다. 어떻게 어미가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겠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미술계 관계자들은 "진품"이라고 판정했다.

그동안 잠복해 있던 '미인도' 위작시비를 가리기 위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립미술관이 오는 8월 7일까지 천경자 화백 1주기를 기념하는 추모전시회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를 개최한다.
이번 천경자 추모전은 스캔들이 아닌 한국 미술사에서 갖는 천경자 화백의 미술사적 평가를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미술계는 기대하고 있다.

천 화백은 한국 미술계에 추상화가 유행하던 시절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적인 감성을 드러내는 인물 형상화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에 가까웠다.

그의 작품에는 꽃과 여인이 자주 등장한다.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통하는 꽃과 여인을 통해 작가의 일상적인 감정을 그림 속에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천경자 화백의 '꽃과 여인'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면서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상징성을 내포한다. 일상적인 생활감정 뿐만 아니라, 속내를 은유적이고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번 추모전은 평소 서울시립미술관에 마련된 상설전시관 공간이 부족해 일부만 번갈아 공개하던 천 화백의 작품이 특별히 모두 공개된다.

뿐만 아니라 '고'(1974년작), '초원Ⅱ'(1978년작), '막은 내리고'(1989년작) 등 소장가로부터 대여한 작품을 포함해 총 10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관은 '인생' '여행' '환상'이라는 3가지 주제로 나눠 천 화백의 학생 시절 작품부터 시작해 60여 년의 화업(畵業)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천경자 상설전시실'로 사용된 기존 공간은 '아카이브' 섹션으로 연출해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천 화백이 남긴 수필집과 기고문, 삽화, 관련 기사, 사진, 영상 등을 모아 놓았다.

천경자 화백은 지난 1995년 마지막 전시회를 개최한 뒤 지난 1998년 서울시립미술관에 자신의 작품 93점을 기증한 바 있다.

고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천경자는 싱싱한 현대작가이다. 구태여 그의 그림을 동양화니 서양화니 해서 가릴 것도 없이 그는 당초부터 그러한 한계를 저절로 벗어난 사람"이라면서 "작가가 체험한 인생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슬픔과 황홀함을 모두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되새김질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