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란 그 나라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국제유동성이다. 미국 달러 등 신용도가 높은 국제기축통화와 금 등이 이 외환보유액에 포함된다. 외환보유액은 비상상황에 다른 나라에 지급할 수 있는 일종의 국가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다. 외환보유액이 얼마냐에 따라 국가신인도가 좌우될 정도로 국가경제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5년 6월 4조 달러로 사상최고 기록을 세운 이후 돌연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환보유액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환율방어이다. 미국이 2014년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중국 등 신흥국에서는 이른바 긴축발작현상이 야기됐다. 중국에 들어와 있던 외국인 돈이 높아지는 금리를 좇아 미국으로 환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로 중국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의 양이 줄었다. 수요 공급원칙에 따라 양이 줄면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긴축발작현상으로 중국에 달러가 줄면서 미국달러가치가 높아졌다. 달러가치의 상승은 중국 외환시장에서 그 반대 교환관계에 있는 중국 위안화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위안화 하락은 또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위안화 하락으로 2015년 여름 중국 상하이지수는 5400에서 2700으로 반 토막이 났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섰다. 긴축발작으로 야기된 위안화 가치 폭락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을 푸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으로 편입되어있던 달러 등을 외환시장에 내놓는 방식으로 환율방어를 한 것이다. 외환보유고 달러를 풀어 그 돈으로 위안화를 사 모으면 중국금융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내리고 위안화 가치는 오르게 된다. 달러의 양은 늘고 반대로 위안화 양을 줄어들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5년 이후 이러한 방식으로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고 노력해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꾸준히 줄었다. 그렇다고 위안화 방어에 완벽하게 성공한 것도 아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2월 말 현재 급기야 3조105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지난 1년 동안 무려 1조 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몰론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다.
수출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경상수지는 여전히 흑자이다. 적어도 앞으로 수년 내에 중국이 디폴트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 3조 달러 붕괴를 눈앞에 둔 중국의 걱정은 결코 적지 않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3조 달러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해왔다. 외환보유액이 너무 빠른 속도로 줄면 시장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3조 달러 이하에서는 인민은행이 더 이상 환율 방어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외환보유액 3조 달러 선을 방어하자니 위안화 환율 7위안선 붕괴가 우려된다.
그렇다고 환율 7위안 선을 지켜내자니 외환보유액 3조 달러 선이 위태롭다. 자칫 잘못하면 또 다시 중국 발 쇼크가 올 수도 있다. 이 3·7 방어선 붕괴 위기를 어떻게 수습해 해낼 것인지.
중국의 선택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대호 주필/ 경제학 박사>
김대호 주필/경제학 박사 tiger8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