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란춤 전승보존회’ 발족식…따스함이 번져오는 후학들의 넉넉한 마음

기사입력 : 2017-04-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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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향곡(香谷) 정금란(鄭錦蘭)
향곡(香谷) 정금란(1942.04.21.~1994.06.28.) 선생의 춤 정신을 따르고 춤 작품을 복원 및 계승을 목적으로 한 ‘정금란춤 전승보존회’(회장 김미영,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가 발족됐다.

보존회는 지난 11일 오후 7시 성남시청 한누리홀에서 발족식을 갖고 정금란 선생과 선생의 후학들을 주축으로 사업소개, 복원작 공연, 선생의 춤과 성남무용학원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영화 상영을 개최했다. 특히 소리공부를 같이했던 이규호(동남보건대 교수)의 판소리(춘향가 중 ‘이별가’) 축하공연은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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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란춤 전승보존회’(회장 김미영)의 사업 계획 발표
지천명(知天命)을 겨우 넘긴 오십삼 세에 타계한 한국무용가 향곡 선생은 악가무(樂歌舞)에 능통한 예인이었다. 전통과 창작을 아우른 안무가, 가야금 연주자, 판소리 소리꾼, 서예가로서 완벽한 예인을 꿈꾸던 향곡은 한영숙 선생에게서 ’살풀이춤‘과 ’승무’, 김진걸 선생에게서 ‘산조춤’을 사사했다. 무용가 중 특이하게 정정렬 류 판소리 ‘춘향가’(김여란 계보) 이수자였다.

강원도 횡성 출생인 선생은 서른하나에 성남에 이주하여 ‘문화예술이 척박한 불모지에 춤 씨앗을 뿌리고 어린 문화생들에게 손수 의상을 만들어 입히고 춤동작 하나, 장단 하나에도 서릿발같이 엄하게 지도한 참 스승이고 자상한 어머니’였다. 묘비명의 글귀처럼 ‘한 마리 고고한 학’으로 돌아간 선생은 성남 무용의 여명을 밝힌 횃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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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무(정은미, 정은파, 이춘희)
흐린 기억 속의 선생을 불러내어 이날 향곡 선생 춤복원 발표회에 선보인 작품들은 기본무(출연 이춘희, 정은파, 정은미), 『초립동』과 『꼭두각시』(출연 하늘누리 무용단, 지도/정은선), 『승무』(출연 이춘희, 정은선)였다. 춤의 도량에서 마음의 미동과 몸의 움직임을 동시에 가르치던 삼십여년 전, 빈한한 시대에 춤의 만개를 기다리던 선생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여 울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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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출연 하늘누리 무용단, 지도/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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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립동』(출연 하늘누리 무용단, 지도/정은선)
향곡 선생은 무용의 불모지 성남에서 성남무용학원을 기반으로 많은 제자들을 배양하였고, 그 제자들은 성장하여 학계, 무용단 예술감독, 안무가, 춤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금란춤 전승보존회’는 2014년 향곡 선생 20주기 공연을 기념하며 제자들이 모인 것이 계기가 되어 선생의 춤 정신을 복원시키고자 제자들을 중심으로 모인 단체이다.

향곡 선생이 성남시로 승격한 1973년 7월1일 직후인 9월 성남무용학원을 개설하고 후진양성을 한 것이 성남무용의 출발이다. 1975년 10월, 정금란 문하생 무용발표회가 수진동 제일극장에서 개최된 것이 성남 최초의 무용공연이다. 1981년 11월, 문하생 김희심, 정현숙, 홍옥미 등 6명과 서울문예회관에 『선열』에 출연, 성남 최초의 중앙무대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선생은 운명을 단축하면서 맡은 한국무용협회 경기도 지회장, 한국무용협회 성남시지부 초대 2대 3대 지부장, 경기도립무용단 창단 운영위원, 성남예총, 성남국악협회 성남문화원 설립 발기인 및 이사 등으로 참여하면서 지역 문화예술단체 조직 활성화에 앞장섰으며 그 공로로 성남모범시민상, 향토개발시민상, 성남예술대상, 경기예술대상, 경기여성상 등을 수상하였다.

선생은 무용전공 문하생으로 ‘란무회’(현 성남무용단)를 결성하여 경기지역 최초의 전문 무용공연단을 출범시켰다. 한국무용협회 성남시지부 창립은 1985년 4월에 이루어졌다. 문하생인 김종해, 이순림, 이혜원, 박현이, 서미숙, 김월순, 김선임, 이미례, 조성란, 유미희 등 창립 발기인으로 참가하였고, 전국유일의 단일 계보로 결성되어 무용계의 기대를 받았다.

여유를 가질 수없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 1986년 성남예총이 창립 발기된 이후, 경기도립무용단 창립 운영위원으로서 선생의 주도하에 경기무용제, 성남무용제, 경기학생무용경연대회 등이 만들어졌으며 예술행사를 주관하였다. 자신의 몸도 추스를 틈도 없이 선생은 1992년 경기도내 시·군 무용지부 연합체가 발기한 경기도무용협회 초대회장에 피선되었다.

‘정금란 무용제’는 1995년부터 2001년까지 향곡선생 추모제로 시작, 2002년부터 ‘정금란 무용제’로 발전되었다. 성남무용협회 주최의 이 무용제는 2016년 10월까지 15회 행사를 치뤘다. 올해부터 보존회 회원인 홍은주 성남무용협회 지부장이 주관하며, 이전까지 김종해(국가무형문화재 봉산탈춤보존회 사무국장, 성남무용단장, 전 성남무용협회 지부장)씨가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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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무(김미영)
이번 발족식은 보이지 않아도 보이고, 듣지 않아도 들릴 듯 하며, 연주가 없어도 가야금 열 두 줄의 현을 쓰다듬는 느낌을 주었다. 향곡 선생의 한국무용 기본 도량형식에 대한 인지기회 제공뿐만 아니라 판소리 소리꾼 이규호의 축창(祝唱), 김미영 회장의 ‘헌정무’는 생전 향곡 선생의 예술적 활동 반경과 취향을 감지할 수 있는 훌륭한 자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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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춘향가 중 ‘이별가’ 축창(祝唱,이규호)
선생은 『즉흥무』, 『선열』(한국무용계 최초 승무를 군무화한 작품, 1980.12.22. 국립극장 대극장), 『무릉도원』, 『무녀도』, 『문』, 『산성풀이』, 『학의 노래』, 『고목』(출연도겸함), 『빛과 소리』,『여명』, 『추모의 정』, 『환희』, 『구원』, 『예맥』, 『잉여인간』, 『풍속도』 등의 안무작을 남겼고, 이 가운데 안무작 『학의 노래』는 제1회 전국무용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최초의 '성남예술인장'의 장사(葬事), 지역 무용발전의 역사인 선생의 묘소는 성남 하늘누리 추모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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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족식에 참가한 예술계 인사들
승무와 살풀이춤에 정통했던 선생은 본명이 정금내(鄭金乃), 가톨릭 세례명은 세실리아이다. 전승보존회는 앞으로 정금란 선생의 춤철학, 춤본, 정금란류 작품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알릴 계획이다. 성남 무용계를 부흥시킨 선생의 뜻을 기려 성남에서 고(告)한 후학들의 고운 뜻이 우리 무용사에 이야기 살을 붙이고, 춤 창작에 도움이 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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