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칼럼] 자주 바뀌는 식품표시 기준의 대안

기사입력 : 2017-04-20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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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인터넷의 보급은 우리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정보가 다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 물론 인공지능의 로봇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정보를 소유하고픈 욕망은 인간이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모든 정보를 다 제공해 준다고 문제가 다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보를 내가 선택할 것이냐 판단해야 하는 순간에 도달하면 오히려 중요치 않은 정보들이 방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의사가 의심이 가는 모든 테스트 정보를 모두 다 환자에게 설명한다고 할 적에 환자는 결국 어떤 것이 나에게 유용한 정보인가를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기에 전문가의 판단이나 지혜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식품에 관한 정보는 모든 사람이 다 전문가인 것처럼 행동한다. 나름대로의 경험도 있고 인터넷을 통해서 접한 정보도 있어서 말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면을 통찰하는 능력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싶어 한다.

현재 식품포장재 안에 제공되고 있는 정보들에는 식품을 구성하고 있는 영양소 성분에서부터 이들의 함량, 하루에 필요한 영양소의 비교 함량, 이 원료가 유기농을 통하여 제조한 것인지 여부를 알려주는 정보, 다섯 가지 대표적인 원료의 원산지에 관한 정보, 나트륨의 함량, 매운맛을 거부하는 사람을 위해 매운맛의 정도, 포장재 재질에 관한 정보, 조리에 필요한 조리정보, 생산자 및 판매자에 대한 정보, 가격에 관한 정보, 기능적 효능이 있다고 생각되는 성분, 제품명, 유통기한, 문제발생 시 연락할 소비자고객센터의 전화번호, 기타 제품의 특성을 알리고자 하는 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GMO 여부, 나트륨의 비교표시제, 앞으로 유통시장에서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프리패스하면서 계산될 수 있는 시스템을 위한 RFID 칩 등이 첨부된다면 과연 조그만 제품포장 안에서 이 많은 정보를 다 읽을 수 있겠는가 하는 가독성이 문제가 되고 오히려 산만한 정보 속에 우리가 꼭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알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다 보니 그때그때 식품위생법이나 식품기준법이 바뀌거나 하면 포장재를 바꾸어 사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유예기한을 준다고는 하지만 그 사이에 또 다른 법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작년 어느 중견 식품업체에서 이런 문제로 인하여 포장재 손실이 4억원에 달하였다고 한다. 이 금액은 식품제조업체에서 발생한 부분이며 포장재 제조업체에도 이 보다는 적겠지만 피해가 발생하였으리라고 짐작이 간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식품업체를 고려하면 이런 포장재 교체로 인한 손실은 엄청난 비용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법의 제정으로 인한 요구사항은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어 수입업체의 고통은 말할 수 없으며 외국 수출업체로부터 왜 당신네 나라는 법이 이렇게 자주 바뀌느냐라는 지적을 들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 소비자 단체들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또는 국정감사가 있을 때마다 인기 발언을 통한 업무지시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런 사항은 이런 문제가 있으며 다른 사항에 적용하는 것과 함께 검토되어야 하니 향후 이에 대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여 다른 사항들과 함께 처리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국회의원들의 요구사항을 100% 수긍해야 하는 자세로만 일을 한다면 결국 식품업체는 포장재를 또 다시 제조하여 사용하고 남는 것들을 폐기처분하는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일은 궁극적으로 제조원가에 부담을 가져와 소비자들에게 그 피해가 갈 수밖에 없는 일이다.

고기류의 생산이력제에서는 어느 목장에서 언제 태어난 어떤 품종이며, 어떤 종류의 먹이를 먹었고 어떤 질병을 앓았으며, 어느 수의사의 처방에 의해 어떤 종류의 약이 사용되고 항생제는 얼마나 투입했는지, 그리고 도축은 언제, 어디서 하였으며 어떤 온도조건과 냉장 혹은 냉동상태에서 어느 도매상을 거쳐 판매 장소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진정한 의미의 생산이력제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런 정보를 고기에다 일일이 다 제공할 수 없어서 바코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바로 앱을 통하여 해당 정보를 파악할 수가 있다.

IT 국가의 국민으로서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매번 식품위생법이 바뀌더라도 포장재를 새것으로 바꿀 필요가 없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일부 시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진일보한 QR코드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제품에 QR코드를 적용함으로써 제품 포장재에는 소비자들에게 핵심적인 사항만을 제시하고 기타 중요한 많은 정보들은 QR코드를 접속하여 파악하는 방안이다. 현재 스마트폰은 전 국민이 거의 사용할 정도라서 이런 시도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제조일자에 따라 바뀐 표시 요구사항들은 QR코드 사이트 내에 축적이 되어 과거 제품에서의 표시사항까지도 모두 볼 수 있도록 한다면 소비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요구 사항도 전달되면서 포장재로 인한 손실도 최소화하여 제품가격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노봉수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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