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주필 칼럼] 중국은 한국 기업의 수렁… 투자 전략 전면 재검토 시급

한-중 수출경합도 갈수록 높아져, 사드 보복 끝나도 갈등 계속될 것

기사입력 : 2017-09-20 07:55 (최종수정 2017-09-2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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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박사 경제진단]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한국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후 동아일보 매일경제신문 한경와우TV에서 워싱턴특파원 금융부장 국제부장 경제부장 해설위원 등을 역임했다.(전화 010 2500 2230) 고려대 경영대와 MOT 대학원 등에서 교수로 재직해왔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기자]
중국과의 경제협력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드 보복도 문제지만 설혹 사드 보복이 종료된다고 해도 지금 같은 한-중 협력 모델로는 두 나라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윈-윈 게임을 더 이상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경고신호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사드 배치 계획을 공식 발표한 2016년 7월 7일부터 시작됐다. 중국은 그때부터 교묘한 방법으로 한국 기업과 한국경제를 골탕 먹여왔다. 관광 유통 화장품 한류 전자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무자비하고 잔인한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이마트 롯데 등은 이미 중국사업을 접었으나 철수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현대차 등은 연이은 공장 가동 중단 사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보복의 대상이 워낙 광범위하고 보복의 방식도 교묘하여 구체적인 피해액을 산정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14개월 동안 중국 사드 보복의 유탄을 맞아 우리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만도 22조원이 넘는 실정이다.

사드 보복은 물론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그 시기를 감히 기약할 수 없지만 일찍이 솔로몬의 격언처럼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사드 보복이 끝난다고 해도 중국 발 쇼크가 계속될 우려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과거처럼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25년 전인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처음 수교할 때에는 중국이 한국과의 경제 교류를 간절히 원했다. 당시 중국은 경제성장에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외화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고민을 한국이 말끔하게 해결해 주었다. 수교 이후 한국기업들이 물밀 듯이 들어가면서 중국의 외화부족은 해소됐다. 그뿐 아니다. 당시 한국의 기술은 중국 산업화에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중국은 외화가 남아돈다. 외환보유액이 너무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915억달러이다. 한국의 10배를 넘는다.

에스와 프라사드 코넬대학 교수는 중국에 돈이 너무 많아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버블 붕괴가 염려된다고 말한다. 한국으로부터의 투자가 필요 없어졌다는 뜻이다. 한국의 기술도 중국 기업에 큰 도움이 되지못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의 무역구조와 산업구조 역시 상호보완에서 경쟁관계로 변해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무역협회 자료를 토대로 만든 한-중 무역특화지수를 보면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수출, 중국은 수입 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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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경제 협력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김대호 박사의 중국 진단.

지금은 두 나라 모두 수출 쪽으로 바뀌었다. 수출특화도가 같은 방향으로 높은 두 나라의 교역은 수출 면에서 마찰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에서의 수출경합도는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2005년까지만 해도 석유화학 자동차 IT 철강 정밀기기 조선 정밀기계 철강제품 등은 두 나라의 경합도가 미미했다. 경쟁보다는 보완 가능이 더 높았던 것이다.

경합도는 이후 크게 높아져 조선 석유화학 등에서는 이미 0.7을 넘어서고 있다. 0.5를 넘어서면 보완이 사실상 끝난다. 1.0에 가까울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사드 보복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국과 중국 경제는 상당한 경쟁관계에 있다. 사드 보복 이후에도 우리 기업의 중국 투자는 그리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가 절실하다. 투자에 있어서도 중국 대신 베트남 등 대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이미 일본 기업들은 센카쿠 열도 사건 이후 중국 사업을 크게 줄여놓고 있다.

사드 보복은 당장 큰 고통이다. 그러나 지금의 고통은 우리가 대처하기에 따라서는 예방 주사가 될 수도 있다.

인구만 많다고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 김대호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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