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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국제유가와 사우디 왕족 숙청… WTI 뉴욕증시 흔드는 5가지 이유

기사입력 : 2017-11-09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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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왕족 숙청 사건 이후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있다. 김대호 박사의 경제진단 국제유가가 요동치는 5가지 이유는? 사진은 석유수출국기구 OPEC 총회 모습.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경제학박사]
국제유가가 심상치 않다. 한동안 잠잠하던 원유 값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지구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원의 절대 다수는 여전히 원유이다.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은 원유에 크게 못 미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산업 활동에 소요되는 전 세계 에너지의 60% 이상이 원유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그런 만큼 국제유가의 변동은 경제활동에 민감한 영향을 주게 된다. 원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우리나라 처지에서는 유가 변동이 경제의 사활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최근 국제상품시장에서 국제유가 상승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왕족 숙청 사건에서부터 연유했다. 알살만 왕세자가 60여 명의 왕족을 긴급 체포한 직후 미국 서부텍사스산 WTI와 영국 브렌트유 그리고 중동 두바이유 등 전 세계의 유가가 일제히 올랐다. 2년6개월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특히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 선 목전까지 와 있다.

국제유가는 1년 전만해도 배럴당 20~30달러 선을 오갔다. 가격이 너무 싸 문제가 될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세계경제의 회복 추세와 함께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배럴당 50달러 선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많은 전문가들은 국제유가는 당분간 배럴당 50달러 선이 한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셰일가스 때문에 더 이상 어렵다고 본 것이다. 셰일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은 미국에는 생산 코스트 때문에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업자들이 많다. 미국 에너지 청은 미국 셰일가스의 평균생산비를 45~50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국제유가가 생산비에 미치지 못해 스스로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가 없지 않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 이르면 그동안 놀고 있던 미국 세일가스 업체들이 다시 가동을 재개할 공산이 크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제유가가 올라도 50달러 선 이상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국제유가는 그러나 이 같은 전문가들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사우디 왕가의 정적 숙청사건 이후에는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하루하루 상황을 보면 일시 조정을 받아 소폭 내리는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대세 상승국면에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의 요인은 크게 5가지로 분석된다.

그 첫째가 사우디 왕가의 왕족 숙청이다. 왕세자에 의한 왕족 숙청은 사우디에 본격적으로 권력 투쟁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우디 왕족 숙청 사건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숙청의 명분이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가 왕족을 잇달아 체포하면서 씌우고 있는 혐의에는 사우디의 종교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수 적시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우디의 종교란 이슬람 중에서도 수니파 이념을 가리킨다.

이슬람은 크게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어 있다.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는 수니파, 이란은 시아파이다. 사우디와 이란은 오래전부터 이슬람 적통을 둘러싸고 치열한 내홍을 겪어왔다. 사우디가 왕족을 숙청하면서 종교적인 이유를 대는 것은 사우디 내의 친 이란 또는 친 시아 세력을 본격적으로 자르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는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의 반대를 야기할 수 있다. 사우디의 왕족 숙청은 중동 전역에서의 종교전쟁 또는 종교적 헤게모니 쟁탈전을 폭발시킬 수 있다. 중동의 정세가 불안해지면 원유 생산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사장에서는 바로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국제유가 상승 쪽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의 두 번째 요인은 이슬람국가(IS) 몰락이다. IS가 몰락하면서 그들이 차지해온 지역을 누가 점유할 것인가를 놓고 중동국가 간에 주도권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셋째는 예멘 미사일이다. 최근 사우디에는 예멘으로부터 날아온 미사일이 떨어졌다. 이와 관련하여 사우디의 아델 알주바이르 외교장관은 CNN에 출연해 리야드 인근에서 격추된 미사일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나섰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영토에서 헤즈볼라가 발사했지만 그 미사일은 이란 산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멘에 미사일을 제공한 것은 이란의 사우디에 대한 전쟁행위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레바논의 무장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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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넷째는 레바논 사태이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리야드 방문 도중에 이란 및 헤즈볼라의 ‘암살 음모’를 감지했다면서 전격사임을 발표했다.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레바논 총리 사임의 배후는 사우디라면서 음모론을 제기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사임 표명 이후 지금 사우디에 머무르고 있다. 하리리의 사임 배경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사우디는 레바논은 헤즈볼라라는 공식으로 대응할 자세다. 레바논도 예멘과 시리아 사태에 이어 사우디와 이란의 격전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섯째는 미국 변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동안 중동문제에 대해 등거리 외교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지난 번 중동순방을 계기로 완전히 사우디 편으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해서는 미-이란 핵동결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공세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갈라설 경우 중동에서는 또 한 번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소지가 높다. 사우디와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의 최근 거침없는 행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새 중동 전략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최고 언론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의 중동사태와 관련하여 “지역 패권을 둘러싼 사우디와 이란의 오랜 냉전이 새로운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하는 국면”이라고 해석했다. 이란과 사우디의 충돌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중동에 전운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충돌은 결국 중동에서의 원유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높고 그러한 전망으로 최근 국제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의 한 중앙에는 이란과 사우디의 패권쟁탈전이 자리하고 있다. 국제유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현 단계에서는 경제적 요인보다 중동 정세 분석이 더 중요한 이유다


김대호 대기자/경제학박사 yoonsk828@g-enews.com 김대호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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