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시나리오는 상원의 임시예산안 부결로 내일부터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상원이 임시예산안을 하원안대로 통과시키는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일단 연방정부 폐쇄 없이 한 달은 버틸 수 있다. 그래도 2월17일까지는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키거나 또 다른 임시 예산안을 마련해야만 그 이후의 연방정부 폐쇄를 막을 수 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이번에 응급으로 연방정부 폐쇄를 막은 다음 한 달 후에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한 달 후에 임시예산안을 만들어 시간을 버는 것이다. 다섯 번째 시나리오는 한 달 후에 결국 연방정부 폐쇄로 가는 것이다.
이번에도 5가지 예상 시나리오 중 어떤 길로 가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은 한국시간 19일 새해 예산안을 심의했으나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예산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 간에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 바람에 새해 예산안은 표결에 상정되지도 못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공화당의 1인자로 불리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시한 내 정기 예산안 처리를 포기하고 그 대신 '미봉책'으로 30일짜리 임시예산안을 긴급히 마련해 발의했다. 이 임시변통의 한 달짜리 예산안은 이날 하원 표결에 부쳐져 찬성 230표, 반대 197표로 가결됐다.
하원을 통과한 한 달짜리 임시 예산안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에서도 이 안이 통과되면 미국은 연방정부 폐쇄라는 극단적인 사태는 일단 막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번 안은 겨우 한 달짜리이어서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앞으로 한 달 후인 2월 17일까지는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때까지도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폐쇄된다.
현지 언론들은 현재로서 상원통과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보고 있다. 상원의 의석 분포는 공화당 51 대 민주당 49이다. 반대하는 민주당의 비율이 하원보다 더 높다. 거기에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국방예산 지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임시예산안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어 통과여부를 점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다카(DARPA)폐지에 따른 불법체류청년 보호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연방정부 폐쇄란 미국 현지에서는 영어로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이라고 부른다. 연방정부가 예산 부족으로 문을 닫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회계연도는 해마다 10월부터 시작한다.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인 9월 말까지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새 회계연도 시작 때까지 새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하면 연방정부를 셧다운 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예산안이 기한 내 통과 되지 않아도 준예산이라는 이름아래 지난해 예산에 준해 경상비와 계속비 등을 지출할 수 있으나 미국은 예산안이 통과될 때까지 연방정부를 폐쇄하도록 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급여 없이 강제로 쉬어야 한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이 위기를 초단기 임시예산 편성으로 봉합해왔다. 예산안 시한을 거듭 연장하면서 가까스로 셧다운을 막아온 것이다. 이렇게 연기한 데드라인이 지난 12월7일 다가왔으나 또 2주짜리 단기예산안을 편성해 일단 셧다운을 넘어섰다. 그 2주도 시한이 도래해 12월22일 다시 한 번 더 셧다운 위기를 맞았다. 트럼프 정부와 여당은 그때에도 4주짜리 단기예산안으로 사태를 일단 수습했다. 그로인해 연방정부 셧다운의 새 데드라인이 2018년 1월19일로 이월됐던 것이다.
김대호 기자 yoonsk8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