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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북한이 해상환적으로 들여온 유류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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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북한이 해상환적으로 들여온 유류양은?

미국 지난해 148회 환적으로 83만~227만 배럴 유입 추정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유류 상한선 50만배럴로 정해놓고 있지만 북한은 해상에서 원유를 몰래 실어 들여오는 수법으로 최대 4배 이상의 유류를 들여온 것으로 추정됐다.

유엔이 공개한 북한 선박의 해상 불법 환적 사진. 사진=유엔이미지 확대보기
유엔이 공개한 북한 선박의 해상 불법 환적 사진. 사진=유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지난 12일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이 정제유와 석탄의 불법 선박간 환적을 크게 늘리면서 계속해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패널은 이날 공개된 대북제재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공해상에서 적발된 북한 선박들의 구체적인 환적 장면과 다른 나라 선박들의 제재 위반 사례들을 공개했다.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6월2일부터 8월9일까지 66일 동안 이들 선박들의 불법 행위가 얼마나 빈번하게 이뤄졌는지 자세히 명시했다. 이 기간 포착된 북한 선박은 지성 6호와 명류 1호, 안산 1호, 유평 5호, 삼정 2호, 남산 8호 등이다. 이들은 파나마와 시에라리온 깃발 등을 단 다른 나라 선박들과 맞닿은 상태로 유류 제품을 옮겨 실었다.

전문가패널은 이와 별도로 미국 측이 포착한 북한 유조선들의 움직임도 공개했다. 지난해 1월부터 8월18일 사이 총 148차례 북한 항구에 기항 흔적을 남긴 북한 선박들의 이름이 담겼다.

미국 정부는 이들 선박들의 유류 탱크가 33%와 50%, 90% 찼을 때의 경우의 수를 계산해 지난해 1월부터 8월 중순까지 최소 83만 배럴에서 최대 227만 배럴이 북한으로 유입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재 북한으로 유입될 수 있는 정제유가 연간 5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할 때 최소치와 최대치 모두 제재 위반에 해당된다.

다만 러시아가 당시 미국의 계산법이 단편적이라는 등의 이유로 2018년 남은 기간 동안 북한의 유류 반입을 전면 차단하려는 미국 측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등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전문가패널은 대북 유류 반입량이 허용치를 초과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지난해 9월 이후 선박 간 환적 빈도가 증가하고, 1차례 573만 달러어치 5만7000배럴이 환적된 증거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과 발사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결의 2397호는 북한으로 유입이 가능한 정제유의 상한선을 연간 50만배럴로 정했다. 50만배럴을 12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4만 1000배럴 정도다. 따라서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지난해 상한선을 사실상 넘겼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