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 화폐개혁과 리디노미네이션 (Re-Denomination)… 백두산 화산폭발 이상의 파괴력

기사입력 : 2019-04-16 14:20 (최종수정 2019-04-16 14:52)

  • 인쇄
  • 폰트 크기 작게
  • 폰트 크기 크게
공유 1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 공유하기




center
리디노미네이션 즉 화폐개혁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일고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 이상의 파괴력을 지닌 경제의 시한폭탄이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이주열 총재에게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 해당 논의를 수면으로 끌어올렸다.
화폐개혁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일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이주열 총재에게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 해당 논의를 수면으로 끌어올렸다.

이원욱 의원실 관계자는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회조차 진행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추진하려고 한다"며 "초당적 차원에서 학계와 전문가들을 모시고 추진 필요성, 부작용 등에 대한 다양한 찬반 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화폐개혁 관련 토론회가 열리는 것은 5만원권 도입 여부를 두고 논쟁이 뜨거웠던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수립 이후 두 차례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1953년 2월과 1962년 6월이다.

디노미네이션( Denomination)이란.

어떤 유가증권 또는 화폐의 액면가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또는 그러한 액면가를 지정하는 일. 대개 화폐개혁의 일환으로 통화의 액면가를 절하하는 정책을 뜻한다.

영어 단어 어원은 라틴어 De-(apart)+ nominatus(name).

흔히 통화개혁(화폐개혁)의 외래어로 대응시키나 엄밀히 말하면 화폐개혁의 하위 분류로 일종의 방법에 불과하다. 본래 사전적 의미는 '액면가'를 뜻하는 말이지만 경제용어로 쓰일 때는 단위를 그냥 갈아엎거나 0의 개수를 깎아낼 때 쓰는 표현이다. 풀려 있는 화폐를 다시(Re-) 설정하는 것이므로 대한민국에서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경제규모가 커지면 중앙은행에서 보유정화(正貨)가 그대로라도 유동적으로 쓰라고 돈을 더 풀어주는 경향이 있기에 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띠므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화폐의 단위 역시 점점 증가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국가에서도 고액권 화폐를 발행하게 되는데 그 단위가 증가할수록 통화팽창이 일어나( 조금만 발행해도 발행액수가 갑절로 커진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다. 그러다 더 이상 고액권으로 감당하기 힘들어지면 국가차원에서 신중한 논의를 거쳐서 화폐단위를 한 번씩 밀어버리는데 이를 리디노미네이션이라 부른다.

불필요하게 리디노미네이션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그 나라의 화폐 및 금융시장, 더 나아가서는 사회가 막장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너무 자주 시행한다는 것은 그 나라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될 수도 있다.
리디노미네이션 실행 방식은 2가지가 있다. 보통은 화폐 단위에서 0을 몇 개 지우는 식이다. 순전히 통화팽창으로 인해 풀린 돈이 많아지면 거래시 편의를 위한 고액권 선호에 밀려서 저액권이 등한시돼 본의 아니게 묻혀버리는 어둠의 돈(…)이 되기 때문에 이를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예를 들어 어제까지는 100원이었는데, 오늘부터는 1원이 되는 식. 이 경우는 구권의 사용기한 및 교환기간을 지정하며 단순한 신권발행과는 차별된다. 물론 정치성을 띠고 의도적으로 벌이는 경우도 있고, 멋모르고 시행했다가 교체비용 때문에 되레 압박을 받는 주객전도 현상도 간간이 나타난다.

다른 하나는 단위를 아예 바꿔버리는 것. 국내에서는 일제강점기에는→미군정 원(1차개혁)→대한민국 환(2차개혁)→대한민국 원(3차개혁)의 사례가 있다. 해외에서 최근 사례라고 한다면 유로가 있다. 이때는 굳이 인플레이션 해소만이 목적은 아니므로 1:1교환이나 오묘한 교환값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교체비용과 사회적 파장은 단순히 0을 지우는 것보다 훨씬 크니 매우 신중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구권과 신권이 전혀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로 막장 초인플레이션 경우엔 몇 차례를 거쳐야 겨우 해소되는 것이 보통이다. 브라질, 페루 등의 남미 국가가 대표적으로 단순히 0을 지우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디노미네이션은 어디까지나 국고가 얼마나 남았나를 재검토하는 수단으로 쓰이므] 인플레를 해결하려면 디노미네이션으로 시간을 벌어놓은 상태에서 동반되는 경제개혁 정책이 필요하다. 이 순환반복이 장기화되면 계속 털리기만 하는 국민들은… 매우 불쌍해진다.

하지만 폴란드, 터키처럼 강력한 디노미네이션 한 번으로 인플레이션을 때려잡는 경우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로 어느 나라에서는 디노미네이션 정책으로도 인플레이션을 어찌하지 못해서, 아예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 등의 외국 화폐에 의존하는 최초의 예시가 되었다. 날 잡아서 대청소를 해봤더니 아예 집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라 결국 버리고 셋방살이를 선택한 꼴이다.

화폐개혁에도 큰 부작용이 존재하는데 화폐 시스템 교체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원과 생활 불편, 경제 불확실성 증가 문제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 상승과 물가 상승이 대표적이다.

한편으로 화폐 단위를 교체하지 않고 특정 권종의 지폐를 사용 중지시키는 방식의 화폐개혁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지하경제를 손보겠다는 목적이 강하다. 2016년도에 화폐개혁을 시행한 인도 루피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가 그 예다. 다만 이런 식의 개혁은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만큼 부작용이 크기에 지하경제가 아무리 큰 나라라도 시행하기 쉽지 않다.

한 단위(1원)의 지나치게 낮은 가치 때문에 2006년 신권발행 논의당시 대한민국에서도 신권 대신 디노미네이션(4차 통화개혁)을 하자는 논의가 오갔었다.

2015년 9월 17일,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게 "현재 경제규모에 비해 화폐 단위가 크다, 달러 대비 환율이 네 자리 수인 나라가 거의 없다, 시중에서 이젠 5000원도 5.0 단위로 표현한다" 등의 이유로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질문을 했고, 이주열 한은 총재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한국은행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고 답했다.

한은 총재의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인 만큼 이 발언이 이슈화되며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결국 한국은행에서 공식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 추진 의사를 표명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액수의 단위가 선진국치고는 상당히 큰 편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중위 가처분 소득 문서의 표를 보면 대한민국 원화의 단위가 유일하게 천만 단위까지 있어서 제일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단위가 크면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은 것은 사실로 특히 서구권 외국인들이 단위가 너무 커서 읽기가 힘들다고 불편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의 불편을 이유로 디노미네이션의 당위성을 피력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하경제 양성화 주장도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지금은 온라인 화폐로 넘어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단위가 큰 게 사실상 불편을 초래하지 않고 해외 사례에서도 지하경제 양성화의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은 오래 전부터 1000:1의 디노미네이션을 내부적으로 준비해왔다.

해외 사례 조사, 절차적· 법률적· 정책적· 경제적 검토, 손익계산과 필요한 추진 스케줄 등 실제로 실시하겠다는 결심을 빼놓고 큰 돈 안 들이고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완료돼 있고 이는 비밀도 아니고 금융계에는 잘 알려져 있다. 한국은행의 안은 현재 1000원을 1 신화폐 단위로 하고 100분의 1 가치의 보조 화폐 단위로 도입하는 안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는 현재 국내 수요 부족으로 디플레 우려도 있는 만큼 실시할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은 이미 무르익었다고 볼 수 있지만 정치적 파장을 감당하기 어려워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디노미네이션은 금전등록기나 자판기 등 여러 새로운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바꿔야 하므로 상당한 신규수요를 창출 할 수 있으므로 부진한 국내 수요를 자극하는 좋은 경기 진작책이기도 하므로 가까운 미래에는 실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유로화의 도입처럼 3~5년에 걸친 단계적 도입으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유럽의 유로 전환도 초창기에는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김대호 기자 tiger8280@g-enews.com

김대호 소장 tiger8280@g-enews.com

오늘의 핫 뉴스

실시간 속보

금융 최신기사

금융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공유 된 기사

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