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복수의 외신들에 따르면 화웨이 제품을 쓰지 않고 있는 미국의 대형 이통사들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차단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농촌지역의 소규모 이통사들은 상당부분 저가형의 화웨이 장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미 농촌 무선통신사업자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 중 4분의 1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 협회는 화웨이 거래 금지조치가 55개의 농촌 지역 이통사들에 대해 8억 달러에서 10억 달러의 추가비용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 장비 교체는 물론 5G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보조금까지 합치면 수십억 달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농업지역인 몬타나주 소규모 이통사인 니몬트사의 경우 핵심 네트워크 장비의 70% 이상이 화웨이 제품이다. 이 회사의 마이크 킬고르 최고경영자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없다면 5000만 달러를 더 지출해야 한다"며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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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서부의 광활한 농촌지역은 현대화 된 광대역 네트워크가 없으면 농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트랙터 운전도 사람이 아닌 컴퓨터와 GPS 시스템으로 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무선 데이터 전송이 재배와 수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지역의 소규모 이통사들은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어길 경우 보조금 삭감에 직면할 수 있어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화웨이와 화웨이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게 부품 구매 등을 할 때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