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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6개사 등 세계 반도체 장비업체, 반도체 수요부진과 무역전쟁으로 일제히 실적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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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6개사 등 세계 반도체 장비업체, 반도체 수요부진과 무역전쟁으로 일제히 실적 하락

램리서치·ASML·도쿄일렉트론 등 2분기 영업이익 큰폭 감소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반도체 수요부진과 무역전쟁으로 2분기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글로벌이코오믹DB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반도체 수요부진과 무역전쟁으로 2분기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글로벌이코오믹DB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올해 2분기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세계 10개사 중 9개사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일본의 스크린홀딩스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구글과 아마존과 같은 기술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 축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요 부진과 미중, 그리고 한일 무역갈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8일(현지 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 등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6개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의 2분기 총 이익이 39%나 줄면서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30%, 2017년 73%의 높은 이익 성장률을 기록했기에 2분기 실적 감소가 주는 충격은 대단히 크다.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및 KLA,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톱5' 반도체 장비 업체들을 기준으로도 2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이들 업체는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 1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2분기 반도체 시스템 분야에서 영업이익 5억7900만 달러(약 7057억 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억9200만 달러)보다 41.6%나 감소한 수치다.

도쿄일렉트론도 2분기 영업이익이 41.3% 쪼그라든 425억 엔(약 4937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판매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식각장비 최대 강자인 램리서치의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9억5800만 달러를 기록한 램리서치의 이익은 올해 6억1700만 달러로 35.6% 줄었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단독 공급하고있는 ASML의 영업이익도 5억8400만 유로(약 6301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18.5% 감소했다. 상위 5개 업체의 실적은 1분기부터 이익이 20% 이상 감소했고 2분기에는 ASML을 제외하면 낙폭이 비슷하거나 더 커졌다.
주원인은 메모리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2분기실적도 크게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생산량 감산에 들어갔고, 삼성전자는생산 라인 조정으로 품목과 생산량을 조절할 방침이다. 한국 시장은 장비 업체 입장에서 25~30%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국제 무역 갈등도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결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계획이 늦춰지고 있고 이 때문에 도쿄 일렉트론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이 43%나 급감했다. 또 한일 무역갈등으로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도 투자 재개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동안 프로세서 반도체가 반도체 장비업체의 수익을 떠받치는 분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ASML의 경우 프로세서 반도체 수요 덕택에 올 한해 매출 예측치를 기존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 차세대 5G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전 세계적 투자 또한 스마트폰과 데이터 센터 수요위축에도 반도체 장비 매출을 어느 정도 유지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히타치 하이테크놀러지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사쿠라이 신지는 닛케이아시안리뷰에 "하반기에 투자가 회복될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장비재료산업협회(SEMI)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의 글로벌 장비 판매는 올해 지난해보다 18% 감소한 52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