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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최악 성적표'에 우울한 1분기…"작년이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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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최악 성적표'에 우울한 1분기…"작년이 그립네"

자산 규모 상위 10개사 1분기 순이익 96% 급감
이자수익 20% 늘 때, 이자비용 137%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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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계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고금리 국면에서 은행권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역마진을 감수하고 금리를 따라 올린 결과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모아·신한저축은행 등 자산 규모 상위 10개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2399억원) 대비 96.1% 급감한 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저축은행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이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기에 은행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이자이익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고금리·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많은 저축은행은 대출금리는 올리기 힘든 반면, 예금금리가 은행들보다 낮아질 경우 자금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은행보다 높은 예금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 결과 이자수익은 1년 새 20.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137.7%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SBI저축은행의 순이익은 37억원으로 1년 전(901억원)보다 95.89% 급감했다. 웰컴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270억원에서 81억원으로 70% 감소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172억원에서 137억원으로 20.3% 줄었다.

페퍼저축은행(-253억원), 애큐온저축은행(-203억원), 다올저축은행(-29억원), 상상인저축은행(-175억원) 등은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2분기도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금리가 내리지 않는 한 이자비용을 낮추기는 힘들지만, 경기가 둔화되면서 대출 연체도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보다 1.7% 상승한 5.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6년 말 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자산 규모 상위 저축은행들의 연체율 상승이 눈에 띈다. OK저축은행 연체율은 6.38%로 5개사 중 가장 높았고 이어 페퍼저축은행(5.82%), 웰컴저축은행(4.42%), 한국투자저축은행(3.61%), SBI저축은행(3.36%) 순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한, 저축은행 경영 상황이 나아지기는 힘들다"며 "다만 그간 저축은행들이 호실적을 내왔고, 2017년 이후 순이익의 80% 이상을 사내 유보해왔기 때문에 향후 불확실성을 버틸 체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