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유동 위기' 논란을 낳기도 했던 선이자 지급 정기예금 상품이 오명을 벗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40~50대 중장년층부터 20~30대 청년층까지 고르게 가입하면서 전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3월 24일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출시 이후 80여 일 만에 가입계좌 12만 좌, 총예치액 2.7조원을 달성했다고 16일 밝혔다.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토스뱅크가 처음으로 선보인 정기예금 상품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가입과 동시에 이자를 먼저 제공한다. 금리는 연 3.5%(세전, 만기일에 세금 차감)로, 가입한도는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다. 가입 기간도 3개월 또는 6개월로 짧게 유지해 고객 편의에 따라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출시 시기였다. 이 상품이 출시된 3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맞물려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가능성이 부각됐는데, 토스뱅크가 이자를 먼저 주겠다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그만큼 자금 조달이 급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토스뱅크가 전체 가입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객 3명 중 2명(65%)은 가입 기간을 3개월로 선택했다. 고객 1인당 평균 예치액은 2800만원이다. 가입 즉시 먼저 받아간 이자는 평균 29만3400원에 달했다.
전 세대에서 고른 인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입자 중 40대(31.2%)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 이상(27.6%), 30대(25.5%), 20대(14.7%) 등으로 나타나 세대별 격차가 크지 않았다.
고객의 편의성 제고 요청도 수용했다. 토스뱅크는 지난달부터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의 1인 1계좌 가입제한을 없앴다. 이에 따라 최고 20개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자동 재가입' 서비스를 통해 최다 3회까지 재가입도 가능하다. 중도해지도 자유롭게 가능하지만 먼저 받은 이자에서 중도해지 이자(가입기간에 비례)를 제외한 금액이 원금에서 차감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출시 초기 한 달보다 최근 일평균 유입액이 더 늘어나는 등 고객 관점에서 정기예금을 혁신하고자 한 저희의 진심이 통하는 것 같아 기쁘다"며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은행 전체 수신잔액에서 정기예금 비중이 상당 부분 늘어나며 기존 요구불예금 중심 수신 구조의 다변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