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자이익 중심의 순이익 창출력은 견고했고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도 질주하고 있다.
금융지주 별로도 적게는 5%, 많게는 30%대까지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신한금융이 전년동기(1조3880억원) 대비 4.8% 감소한 1조3215억원 순이익을 냈고, 이어 KB금융(1조491억원·30.5%↓), 하나금융(1조340억원·6.2%↓), 우리금융(8245억원·9.8%↓), 농협금융(6512억원·31.2%↓) 순이었다.
홍콩H지수 ELS 최대 판매사인 KB금융이 8620억원의 고객 보상 비용을 충당부채로 인식했고, △농협금융 3416억원 △신한금융 2470억원 △하나금융 1799억원 등도 ELS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를 인식했다. 판매 규모가 가장 작은 우리금융만이 75억원의 충당부채를 인식하는 데 그쳤다.
다만 홍콩 ELS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적 성장세가 양호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출 성장세와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자이익의 견조한 흐름을 지속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2조8159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4% 불었고 전분기 보다도 1.1% 많은 수준이다. KB금융 역시 1년 전보다 11.6% 많은 3조1515억원을 이자이익으로 거둬들였다. 하나금융(2조2206억원·2.1%↑)과 농협금융(2조2049억원·8.63%↑)도 이자이익 성장세가 이어졌고 우리금융(2조1980억원·0.9%↓)만이 홀로 역성장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세도 'ELS발 실적 쇼크' 가능성을 차단했다. 특히 ELS 출혈이 컸던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KB증권이 40.8% 증가한 198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고, KB손해보험은 15.1% 증가한 292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국민카드도 69.6% 늘어난 139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ELS 리스크를 사실상 완전히 털어낸 덕에 향후 실적 전망이 밝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1분기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는 충분히 적립했고, 이는 3월 말 기준 지수를 고려한 것으로, 여기에 일부 버퍼를 줬다"며 "현재 H지수 상승세를 감안하면 추가 손실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고, 올해 1분기 충당부채 적립은 일회성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실질적으로 전망치 상회한 실적"이라며 "2분기 이후 추가비용에 대한 부담 없어졌고 이에 따라 대규모 비용에도 연내 이익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