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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기업대출 전쟁] 내달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업 잡기 사활 "역마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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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기업대출 전쟁] 내달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업 잡기 사활 "역마진 감수"

7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계대출 한도 더 줄어
은행들, 기업대출에 '올인'… 기업은 회사채 발행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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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내달부터 가계대출 규제가 2단계로 강화되면서 은행 기업대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 가계대출 규제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확대 적용되면서 은행 영업 타깃이 기업으로 무게이동 하는 것이다. 일부 은행들은 역마진을 감수하더라도 기업대출을 뺏어 오려는 움직임도 보여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자금 융통이 어려운 기업들도 회사채보다 상대적으로 이자가 저렴한 은행 대출을 선호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예기치 못한 경제 충격이 올 경우 기업대출에서 더 큰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대상으로 도입된 스트레스 DSR 규제가 오는 7월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스트레스 DSR은 기존 DSR 규제에 따라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금리로 적용하는 제도다. 결국 차주가 현재보다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것으로 다음 달부터 은행권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로 확대되면 상당수 차주들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에 더욱 열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확대가 어려워지자 일제히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291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역마진을 감수하더라도 대출을 뺏어 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쟁 은행이 낮은 금리를 제시하면 이에 따라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아직은 가계대출 주담대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기업대출 수요까지 늘면서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보다 더 저렴한 은행 대출에 몰리면서 회사채 발행 규모는 줄고, 은행들의 대출 재원으로 사용되는 은행채 발행은 느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중 일반회사채 신규 발행 규모는 전월 대비 6.8% 줄어든 반면 금융채는 47% 불었다. 금융채 중 은행채는 125.7%나 발행 규모가 뛰었다.

문제는 최근 반도체 등 주요 수출이 개선되면서 내수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초 기대보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은행권의 기업대출 경쟁은 과열 양상이 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와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컨소시엄들도 일제히 기업금융 강화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규 플레이어 입장에서 기존 은행들과 경쟁해 유일하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빠르게 회복돼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대출이 안정적으로 상환되면 큰 문제는 없다"면서 "다만 가계대출 주담대의 경우 DSR, LTV 등 이미 많은 규제들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경제 충격이 왔을 때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서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