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34조2000억원으로 2010년 이후 금리상승기 중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2000년 이후 금리상승기에는 경기가 식으면서 늘어난 기업들의 자금수요로 기업대출이 가계대출 보다 증가폭이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이번 금리상승기(2021년~2023년)에는 이런 경향성이 더욱 뚜렷해졌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영업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다 고금리로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의지해 운영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기업의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채무상환능력은 점차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3월 기준 중소기업대출 중 대출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이 절반(58.3%)을 넘으면서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이 크게 증대됐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연체율 △2021년 0.26% △2022년 0.27% △2023년 0.41% △올해 2월 0.59%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의 신용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대손비용도 2021년 1조4000억원에서 2023년 5조3000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
한은은 "금리상승기 시차를 두고 기업대출 부실이 확대될 수 있으며 향후 대손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의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있다"면서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증감 요인을 보면 부실위험에 따른 채무상환능력 악화 사유가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