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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新행정지도에… 은행 역마진 감수 '5년 주기형' 비중 50%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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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新행정지도에… 은행 역마진 감수 '5년 주기형' 비중 50% '돌풍'

금융당국, 고정금리 대출 비중 연말 30% 맞춰라 지도
은행권, 변동형·혼합형 대신 주기형 판매 열올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 신(新)행정지도'로 5년 단위로 금리를 재산정하는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판매 비중이 절반에 육박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연말 30%로 맞춰야 하는 은행들이 역마진을 감수하며 주기형 주담대를 집중적으로 권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기준금리가 크게 인하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싼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에서 신규 취급된 주담대 중 주기형의 비중은 올해 1월 26%에서 4월 43.4%까지 높아졌다. 주기형 비중은 5월 들어 더 확대됐는데 50%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주담대(신규 취급액 기준)에서 주기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16.4%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은행들이 주기형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고정금리 대표 상품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주기형 주담대가 늘어난 것은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은 '주담대 구조 개선 신(新)행정지도' 발표를 통해 은행 자체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 비율을 종전 18%에서 30%로 상향했다. 또 순수고정형과 주기형 상품만 고정금리 주담대로 인정하고 5년간 고정금리가 유지되고 5년 후엔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은 고정금리 대출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주기형 주담대를 금리를 낮추고 변동형과 혼합형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28일 기준 신한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29~5.90%였지만 주기형은 2.94~4.95%로 0.95~1.35%포인트(p) 낮았다. 신한은행은 2016년 8월부터 혼합형 주담대는 취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주기형 상품의 경우 가산금리(1.47%) 보다 우대금리가(2%)가 높아 일부 역마진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는 조달금리(주기형은 은행채 5년물)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결정되는 데 우대금리가 가산금리보다 크다는 것은 사실상 밑지는 장사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주기형 주담대의 금리 메리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반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 들면 당국이 주문한 고정금리 비율을 맞추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차주들의 변동형 선호 현상이 커질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정금리 비중을 30%까지 맞춰야 하는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기 전에 주기형을 많이 팔아 놓는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싼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은행권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율은 평균 1.2%~1.4% 수준으로 대출취급일로 3년까지 적용되는데 3년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1%p 넘게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및 폐지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금융당국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 중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당국이 요구한 고정금리 비중 30%를 맞추면 고정금리 대출을 굳이 싸게 팔 이유가 없다"면서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이 변수긴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은 만큼 고정금리 대출을 일단 받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