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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대출시장①] 고삐 풀린 가계부채... 대출금리 다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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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대출시장①] 고삐 풀린 가계부채... 대출금리 다시 오른다

주택거래 확대·스트레스 DSR 2단계 연기로 대출 막차 수요 몰려
은행들 주담대·전세대출 금리 줄줄이 인상… 대출 억제 나서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 중심 주택거래 확대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 연기로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단속의 칼을 뽑았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라고 압박하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억제에 나섰다. 시중은행들은 주담대뿐 아니라 전세대출 금리까지 잇달아 인상하는 등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하반기 대출금리는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15일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현장점검에 나선다. 금감원은 최근 가계부채 급등세를 감안해 이번 현장점검에서 가계대출 관리의 미흡 사항이 발견될 경우 해당 은행을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의 고삐를 죄는 것은 최근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4월부터 증가 전환해 증가 폭을 키우더니 3개월간 17조원이나 불었다.

이에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이 거세지자 잇달아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난 1일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올린 것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도 3일 주담대 금리를 0.13%p 인상한 데 이어 11일 전세대출 금리를 0.10~0.20%p 올렸다. 우리은행은 12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1%p 올렸고, 신한은행도 15일부터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올린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적으로 본부 조정 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조절하고 있다"면서 "일부 은행에서 아직 2%대 주담대를 판매하고 있지만 실제로 해당 금리를 적용받기는 어려워서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체감 대출금리는 지난달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향후 대출금리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보냈지만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더 강화되면 대출금리는 오히려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5~6월 주담대 증가 폭은 평균 6조원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했던 2000~2021년 월평균 5조원 수준을 이미 상회했다"면서 "주담대 가산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여서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 총량 억제를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채권금리에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5년 주기·혼합형 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평균금리는 전날 3.422%를 기록했다. 연초 3.82%였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미국 등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6월 중 한은 기준금리(3.5%)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시장금리는 크게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진 것은 은행들의 조달금리도 내리고,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산금리도 동시에 내린 영향"이라며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시장금리까지 오르면 대출금리가 크게 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