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집값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의미로 아직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2021년 고점의 90% 수준까지 집값이 반등한 것은 부동산 과열 양상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그널로 읽힌다.
실제로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초저금리로 영끌과 빚투 광풍이 불었던 2021년 고점의 92%까지 반등한 상태다. 특히 서초구, 성동구 등 서울 일부지역은 2021년 고점 가격을 이미 넘겼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도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92.1%로 OECD 31개국 평균 60.1%를 크게 상회한며 회원국 중 4번째로 높다.
한은은 금융권 가계대출 월 5~6조원 증가하면 가계부채비율은 다시 오를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미 4월부터 4조원이 넘는 증가세가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8월에는 증가폭이 9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아울러 2000년 이후 네 차례의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000년 이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기는 △2001∼2003년 △2005∼2008년 △2015∼2018년 △2020∼2021년 등 총 네 차례로 구분되는데 모두에서 주택거래량 급증으로 시작돼 가계부채비율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다만 최근 집값 상승은 전세 등을 활용한 갭투자 비중이 아직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상승기와 차이점도 확인됐다. 서울지역의 갭투자 비중)은 올해 1~6월 중 30% 내외로 2021년 중 평균 45%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집값 거품이 커질 수록 향후 조정 과정에서 금융·경기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주택가격이 소득 등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커질 경우 향후 조정 과정에서 금융·경기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조정 과정에서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했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촉발됐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높은 가계부채비율은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기침체를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향후 집값 전망에 관해서는 상승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수준이 크게 높고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 데다 정부의 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정책 강화의 효과도 점차 나타나면서 내년 이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과 장기화 거시건전성 규제의 효과가 불확실하고 수급불균형 우려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