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주요 금융지주 회장단과 회동을 추석 이후로 연기해 연휴 이후 금융권에 던질 메시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조만간 당초 이달 11일 열기로 했다가 김 위원장의 국회 대정부질문 일정으로 연기된 김 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의 간담회를 이달 마지막주 중으로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김 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단을 마지막에 만나는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전임 금융위원장들은 금융지주 회장단을 만난 다음에 개별업권 수장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에 김 위원장이 기존의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정책 기조에 따라 금융지주 회장단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업권별 수장단 만남에서 연이어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 은행장들과 만남에선 "최근 은행 고수익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꼬집었고, 여전업계 간담회에선 "티메프 사태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와 관련 저축은행권에는 "저축은행의 어려움이 혁신보다는 부동산에 기댄 손쉬운 선택의 결과가 아닌지 냉정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상호금융권에는 "외형성장에만 치중해 본연의 역할에 소홀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이번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선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금융지주 전반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지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12일 열린 첫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에 대해 연일 강경 발언을 내놓은데 반해 김 위원장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 김 위원장까지 비판에 가세한 것이다.
이에 금융지주 전반의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조기 제출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 1월 책무구조도가 본격 도입되면서 은행 및 금융지주들은 오는 1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을 위해 미리 제출할 것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지배구조에 대한 언급도 초미의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기본적으로는 주주나 자율적으로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금융지주사의 최고경영자들이 관행적으로 연임을 하고 장기 집권하는 것에 대해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당국의 메시지도 전달할 가능성도 높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 연일 은행권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정작 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가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원장이 취임 이후 금융지주 회장들을 가장 마지막에 만나는 만큼, 금융권에 종합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겠느냐"면서 "단순한 상견례 형식 자리로 끝나기 보다는 현안에 대한 당국의 목소리가 여과없이 나올 가능성이 클 것 같다"고 예상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