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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엔캐리 3.4조달러 추정…2181억달러 청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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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엔캐리 3.4조달러 추정…2181억달러 청산 가능성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일본 엔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일본 엔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앤캐리 트레이트 청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전체 엔캐리 자금의 전체 잔액 3조3771억 달러 중 6.5%(2181억 달러)가 청산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은은 24일 'BOK 이슈노트-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에서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축소되면서 그간 누적되어 온 엔캐리 자금이 일부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동안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규모가 급격히 불었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지난 3월 마이너스 정책금리에서 탈피한 이후 4개월 만에 금리를 연 0.25%까지 올렸고 미국 연준이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단행으로 미일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엔캐리 자금을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및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로 구분하고 각 자금의 장기 추세에서 벗어난 정도를 청산 가능한 엔캐리 자금규모 정의하고 이를 추정했다.

추정 결과 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의 전체 엔캐리 자금 잔액은 3조3771억 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 축소시 청산될 가능성이 높은 자금은 2181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엔캐리 자금의 6.5% 가량이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확산 등의 사례에서도 장기추세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금은 실제 청산된 바 있다. 두 번의 경제 위기시에는 장기추세를 상회하는 엔캐리 자금이 약 4~5분기에 걸쳐 청산됐다.

다만 엔캐리 자금의 유형별로 투자목적, 투자시계, 투자자금의 원천 등이 달라 그 청산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기적 목적 등이 강한 엔화 선물 거래의 경우 투자시계가 짧아 글로벌 충격을 외화 파생상품 시장에서 즉각 반영하므로 그 청산 속도도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면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은 외화 파생상품보다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소요되고 투자시계도 더 길다는 점에서 일정한 시차를 두고 청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연기금, 보험사 등 장기시계로 투자하는 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조정이 가장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의진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팀 차증은 "채권자금의 경우 미·일 금리차가 커 엔캐리 유인이 여전히 상당하며 주식자금의 경우 그간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capital gain)이 향후 엔화 절상에 따른 환차손을 당분간은 상회할 것으로 보여 단기간 내 대규모 환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다만, 해외증권투자 중 투기적 성격이 강한 자금은 수익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