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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립 후 첫 한은 총재 기재부 방문…"정책공조는 시대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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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립 후 첫 한은 총재 기재부 방문…"정책공조는 시대적 요구"

최상목 "한은 총재, 기재부 방문은 역사적 사건"
이창용 "현 경제 상황에서 정보교류·정책공조 중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행사 시작에 앞서 기재부 도서관에 한국은행 선물로 설치된 회전책장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기회재정부이미지 확대보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행사 시작에 앞서 기재부 도서관에 한국은행 선물로 설치된 회전책장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기회재정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기획재정부를 공식 방문한 한은 총재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방문을 두고 정부로부터 한은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 같은 비판에도 평소 정부와 중앙은행 간의 소통을 강조해 온 이 총재의 의지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30일 기재부와 한은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에서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을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번 이 총재의 방문은 정부 수립 이래 첫 한은 총재의 기획재정부 공식 방문으로 지난 2월 최 부총리가 확대 거시정책협의회 참석을 위해 한은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최 부총리가 이 총재의 기재부 방문을 요청하면서 이에 대한 화답 성격으로 진행됐다.
현 정부 들어 경제부총리,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경제·금융 ·통화당국 수장들은 'F4(Finance 4)'라는 별칭 하에 매주 모여 시장 상황을 진단하는 등 의견을 교환한다.

다만 정권 차원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재부와 한은의 교류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이 총재는 이날 방문에서 금리 결정과 관련된 질문에는 말을 아끼면서 정보 교류와 정책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금리 결정은 한은의) 고유영역"이라고 했고, 이 총재는 "오늘은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과거에 한국은행과 기재부 간의 교류가 적었던 관행은 그때그때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경제 상황은 사실 두 기관이 거시경제 정책을 양 축으로서 정보 교류와 정책 공조가 상당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대적 변화에 대한 변화 요구에 대한 적응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제가 한은을 방문한 게 기재부 장관으로서 네 번째였는데, 한은 총재가 (기재부를) 방문한 것은 첫 번째"라며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저출생·고령화, 수도권 집중화 등 구조적인 과제를 해결할 방법을 함께 모색했다

이 총재는 최근 BIS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하면서 "AI 및 디지털 전환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자리 대체,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 등 문제점도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우리의 대응에 따라 큰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분산된 지역투자로는 투자효율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면서 "비수도권 거점도시 중심으로 균형발전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술기반 혁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산업 혁신을 이뤄내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킨 미국의 사례가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최근 서비스 산업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교역재 성격이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서비스 교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므로 IT와 수출강국인 우리나라가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은이 보고서를 통해 내놓고 있는 외국인 돌봄 노동자 최저임금 차등 적용, 농산물 수입 확대, 대학 지역 비례선발제 등 구조개혁 시리즈에 대해서도 최 부총리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정부 차원에서 협력 가능성을 암시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한국 사회)가 여러 과제를 갖고 있는데, 사회에서 공론화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한은이 문제를 제기해줘서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