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금융지주 ‘미운오리’ 저축은행·부동산신탁... 금리인하로 '백조' 날갯짓할까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0

금융지주 ‘미운오리’ 저축은행·부동산신탁... 금리인하로 '백조' 날갯짓할까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금리로 촉발된 부동산시장 한파가 장기화되면서 금융지주 소속 저축은행과 부동산 신탁사들이 그룹 내 ‘미운오리’로 전락했다. 업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저금리 시절 모기업의 자금력을 든든한 뒷배로 삼고 몸집을 늘려온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어서다.
다만 금융지주들이 3분기에도 은행을 중심으로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이들 계열사의 부진 영향은 크지 않다. 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연내 이뤄질 것 보여 중장기 실적 개선세 기대로 ‘백조’로 부활할지 관심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자회사인 저축은행과 부동산 신탁사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 역시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힘든 비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 소속 저축은행 중 KB·하나·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곳은 모두 2분기 적자 전환했다. KB저축은행은 1분기 113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분기 81억원의 순손실로 돌아섰다. 하나저축은행은 1분기 18억원 순이익에서 2분기 54억원 순손실로, 우리금융저축은행도 1분기 13억원 순이익에서 2분기 292억원 순순실로 바뀌었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신한저축은행도 순이익 규모가 급감했다. 신한저축은행은 1분기 70억원, 2분기 55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상반기 누적 1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순이익 규모가 전년동기(170억원) 대비 26.6% 줄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2분기보다는 3분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2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에 따른 선제적 충당금 적립인데 충당금 적립 효과가 실적에 서서히 반영되고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2분기보다는 3분기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에 대한 부담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사들은 금융지주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신한자산신탁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 220억원, 1531억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상빈기 누적 순손실이 1751억원에 달한다. KB부동산신탁 역시 올해 1분기 469억원, 2분기 589억원 손실을 내면서 상반기 누적 손실이 1058억원이다.

우리자산신탁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9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384억원) 대비 대폭 줄어든 수치다. 하나자산신탁 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47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64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저축은행들과 달리 신탁사들은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들의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 모기업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책임준공형 관리형(책준형) 토지신탁' 사업을 대폭 늘린 탓이다. 책준형 토지신탁 사업은 건설사가 자금난 등으로 약속한 기한 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신탁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구조다.

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들의 실적이 단기간에 턴어라운드 하기는 어렵다"면서 "사업장과 중소 건설사의 부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재무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세가 이어질 경우 재도약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초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쉽지 않지만, 금리인하세가 확산될 경우 업황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고 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