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대출 수요가 급증했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강화로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는 크게 올라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135조7000억원(9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이익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21일 금융권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4조7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4조4423억원) 대비 6.6%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2022년 3분기(4조8876억원)보다는 1500억원가량 적다.
금융권에선 올 초까지만 해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3분기부터 은행권 이자 수익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가 축소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값 반등론'에 기댄 주택거래가 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7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활발해졌고 이에 따른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이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이 강해졌고, 은행권은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오히려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는 올라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졌다.
일각에선 4대 금융이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을 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1분기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을 완전히 털어낸데다 대출자산의 양적 성장이 뚜렷하다. 대출금리도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35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896조8000억원으로 역시 역대 최고치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0월 한 차례 인하됐지만 시장금리는 이를 이미 반영한 상태이므로 대출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면서 "가계대출 취급 억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말 총대출은 5%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계대출이 주담대 위주로 증가하면서 이자 이익 성장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7~8월 주담대가 급증하면서 양적 성장이 이뤄진 것은 맞지만 주담대는 순이자마진(NIM)이 낮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자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비이자 이익은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수수료 이익과 운용 손익이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회성 손실도 변수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는 1300억원대 운용 손실이 발생했는데 신한금융이 이를 3분기 손실로 인식하면 손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