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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후폭풍] 인뱅 성장성 '물음표'… 제4인뱅 필요하나 '회의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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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후폭풍] 인뱅 성장성 '물음표'… 제4인뱅 필요하나 '회의론 고개'

카뱅 학습효과에 냉정해진 투자자들
호주 인터넷은행 4곳 중 3곳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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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사


기업공개(IPO) 재수생 케이뱅크가 또다시 상장을 연기하면서 인터넷은행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장 연기의 일차적인 이유는 높은 업비트 의존도 등 여러 취약점에도 높은 몸값을 고집한 케이뱅크에 있는 게 사실이다. 다만 시장에서 인터넷은행업계의 향후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르면 다음달 중 제4 인터넷은행에 대한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예비 인가 신청을 받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 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컨소시엄은 현재까지 △더존뱅크 △소호은행 △소소뱅크 △유뱅크 △AMZ뱅크 등 총 5개 사업자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사업자가 다수 존재하고 금융당국도 5대 은행 중심의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제4 인터넷은행 출범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이르면 내년 중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케이뱅크 상장 연기로 인터넷은행 업계 전반의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당시 플랫폼 성장성을 전면에 내세워 희망 공모 범위(3만3000~3만9000원)의 최상단인 3만9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기존 은행들과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시중은행들의 플랫폼 경쟁력을 점차 나아지면서 '대면 영업점이 없는 은행' 정도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상장 초반 9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만원 초반대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 상장을 겪으면서 '학습 효과'가 생긴 것 같다"면서 "향후 은행업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로 성장주로 평가 받았지만, 최근 들어 가치주로 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고 시중은행보다 높은 PBR을 적용할 근거가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초 3만원대였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2만1750원까지 내렸다. 하반기 들어서는 1만9000원~2만3000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다.

반면 은행지주들의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기준 KB금융의 주가 상승률은 연초대비 74%에 육박하고, 신한금융은 40%, 하나금융도 49%, 우리금융도 29% 가까이 상승했다.

제4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더라도 성공적 안착 여부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 이들은 소기업·소상공인에 특화된 서비스로 내세워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겠다는 판단이지만, 소기업·소상공인 대상으로 한 서비스로 시중은행, 기존 인터넷은행들과 겨뤄 더 나은 건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무작정 인터넷은행을 늘렸다가 1곳만 살아남은 해외 사례도 있다.

호주의 경우 2017년 볼트뱅크(Volt Bank)를 시작으로 신자뱅크(Xinja Bank) 등 인터넷은행이 4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이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86400뱅크는 기존은행에 흡수되면서 1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남았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