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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 美 대선에 요동치는 환율… 강달러 재료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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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 美 대선에 요동치는 환율… 강달러 재료 '풍부'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1380원 뚫은 환율
전문가들 "1400원 진입 가능성 열어둬야"

23일 코스피는 4.55p(0.18%) 오른 2575.25로 개장했다. 코스닥은 2.59p(0.35%) 오른 740.93, 원·달러 환율은 0.2원 오른 1380.3원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3일 코스피는 4.55p(0.18%) 오른 2575.25로 개장했다. 코스닥은 2.59p(0.35%) 오른 740.93, 원·달러 환율은 0.2원 오른 1380.3원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강달러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를 돌파한 이후 정부가 부랴부랴 시장 공포감 달래기에 나섰다. 1400원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추가적인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트럼프 재집권시 미국의 금리인하와 무관하게 달러 수요가 급증해 고환율 장기화가 불가피해 1400원 돌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중동의 지정학 불안 등 유가 변수도 환율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0.2원 오른 1380.3원에 개장했다.
최근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30일 1307.80원에서 3주만에 70원 넘게 올랐다.

당초 미국 연준의 피벗이 현실화되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좁혀져 연말로 갈수록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환율이 오히려 치솟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p)로 역대 최대였던 2%p 보다는 소폭 좁혀졌다. 지난달 미국 연준이 빅컷(금리 0.5%p)을 단행하면서 1.50%p로 좁혀졌다가 지난 11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1.75%p로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환율이 급등한 이유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강달러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대규모 관세 부과와 감세를 골자로 한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은 재정 적자를 확대시켜 채권 발행 규모를 급증시키고, 강달러를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깔려 있다. 이에 유로·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1일(현지시간) 103.97을 기록하며 지난 8월1일(104.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커지는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강도 높은 공습을 이어가면서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기자회견이 중단되는 일도 발생했다.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미국의 9월 소매 판매 등 실물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시장 불안감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의 연차 총회 참석차 미국에 체류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의 원·달러 환율 수준은 외환위기 당시의 환율 상승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뉴노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등 정치 이벤트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추세적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시 강달러 가능성도 상존한다"면서도 "연준의 금리인하가 무려 빅컷으로 시작된 가운데 금리 차 고려하면 최근 원화 약세폭 과도한 측면이 있어 환율이 1400원대로 치솟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특히 환율이 1400원대에 근접하면 당국의 개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400원은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의 환율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분류된다.

권 연구원은 "올해 연고점은 4월 기록한 1400원 부근으로 2분기 외환당국의 달러 순매도 규모는 57.9억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1400원 부근에서 환율 방어를 위한 당국 개입 의지가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판단되며 한국도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한 만큼 당국 개입 의지가 환율의 추가 상승세를 방어할 가능성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재선 성공시 1400원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재료가 풍부한 데다 미 대선 결과 경계감이 외환시장에 더욱 반영될 것"이라며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이라는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제한적 수준이지만 원화 약세 재료로 1400원 재돌파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