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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효과 실종… 연내 대출금리 안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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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효과 실종… 연내 대출금리 안 내린다

예금금리 내리는 데 대출금리는 꿈쩍 안해
가계부채에서 자유로운 업권부터 금리인하 반영
가계대출 연체율 향후 1년간 0.10%p 하락 전망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3년 2개월만의 통화긴축 시대 종료에도 금리인하 효과가 실종되면서 내년에나 대출금리 등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화정책 특성상 금리인하 효과는 시차를 두고 실물 경제에 반영되고 있어 시장이 체감하기는 최소 6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까지 엮이면서 대출금리가 높은 현상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이를 반영해 예금금리는 낮추는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대출의 가산금리는 소폭 올리면서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0.57%포인트(p)를 기록해 7월(0.434%p) 대비 0.136%p 확대됐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건 4월(0.05%p) 이후 4개월 만이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에 따라 대출 수요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내리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은 주담대 수요가 급증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7, 8월에만 가산금리를 20회 이상 인상했다.

반면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전부터 선반영해 하락세가 이어졌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자 하락에 동참하는 은행들도 점차 늘었다. 현재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현재 연 2%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하기 전 3%대 초반대를 유지하다 2%대로 내려왔다.

결국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만 내리고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르면서 은행권에서 서민 차주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가계부채, 수도권 집값과 더불어 최근 치솟는 환율 때문에 11월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역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이 계속되는 연내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통화정책은 정책 시차가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부터는 금리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과 달리 가계부채 문제에서 자유로운 금융업권에서는 금리인하를 반영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비씨카드와 우리카드, NH농협카드 등 카드업계는 지난달부터 결제대행(PG) 업종에 대해 최장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다시 제공하기 시작했다. 2022년부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났고, 흔했던 6~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은 점차 자취를 감춰왔지만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시작으로 부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치솟는 연체율도 내년부터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은이 2025년까지 기준금리를 2.50%로 내릴 경우,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0.40%에서 2025년 말 0.30%로 0.10%p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가 추정한 0.1%p 연체율 하락은 지난 3년간 고금리 시절 연체율 상승폭(0.24%p)의 약 42%에 해당되고, 연체 대출금액 기준으로는 25%나 줄어드는 효과에 해당한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