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 모두 대출 규모가 급증했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예대금리차를 확대한 덕에 3분기까지 31조원이 넘는 이자 이익을 거뒀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지배지분) 합계는 14조2657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6104억원)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금융은 3분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3조8183억원)보다 4.4% 불어난 순이익 3조9856억원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년 전보다 8.3% 증가한 3조2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2조4382억원)보다 9.1% 늘어난 2조6591억원이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2022년 3분기 누적(2조6620억원)보다는 적지만 3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으로 여전히 견고한 이자 이익이 꼽힌다.
4대 금융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이자 이익은 총 31조2078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0조3044억원)보다 2.8%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에 이어 3분기까지 이자 이익이 2년 연속 30조원대를 기록했다.
앞서 4대 금융 합산 이자 이익은 올해 상반기에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KB금융이 가장 많은 9조5227억원의 이자 이익을 거뒀고, 이어 신한금융(8조4927억원), 하나금융(6조5774억원), 우리금융(6조6150억원)이 뒤를 이었다.
향후 전망도 밝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이자 이익이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은행들은 고금리를 더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전히 가계대출 급증세가 잡히지 않고 있고, 주요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거의 채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올해 4대 금융의 이자 이익이 40조원 중반대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4대 금융은 이자 이익으로 40조6000억원을 거둬 처음으로 40조원을 넘겼다.
3분기 기준 4대 금융의 이자 이익은 10조4348억원으로 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이자 이익을 낼 경우 올해 이자 이익은 42조~4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상보다 금융지주들의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크지 않았고 수도권 중심의 주택 거래가 늘고, 기업들의 자금 수요도 늘면서 가계와 기업 대출 모두 급증했다"면서 "조달 비용에 대한 부담은 점차 떨어지고 있어 4분기에도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준의 이자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