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상반기 이미 반등 양상을 보였지만 7월로 예정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 시행을 돌연 연기하면서 영끌 확산의 조기진화 타이밍을 놓쳤다는 점에서다.
20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 가계부채 규제 실기가 부동산가격 상승에 한 역할을 했는데 관련 대응이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말 대비 18조원이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 3개월 새 18조원이 늘어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특히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19조4000억원 급증하면서 전반적인 가계 빚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4분기 98.7%를 정점으로 2022년 말 97.3%, 2023년 말 93.6%, 올해 1분기 말 91.1%, 2분기 말 91.%로 2022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다.
경제성장률을 넘어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은 만큼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부작용은 오히려 적어졌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가면 경제성장이나 금융안정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인식이 안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전세대출의 DSR 도입을 미룬 데 이어 지난 6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하면서 부동산 경기 부양을 의식하다가 가계부채 대응을 실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말을 앞두고 정부의 전방위적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3분기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4분기 더 타이트한 관리가 불가피해졌고 이미 시중은행들은 연말까지 사실상 대출문을 닫은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를 통해 집값을 안정화시켜야 하는데 대출문을 열어놓고 집값 상승을 방관한 격"이라면서 "2단계 스트레스 DSR 연기는 정부가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