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장이 연말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단을 만나 '경영진의 거수기'라는 비판적 시각을 고수하고 또다시 쓴소리를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부터 은행지주 이사회가 '경영진의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갖고 금융당국과 소통 강화를 위해 정례 간담회를 이어오고 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금융권 CEO 선임 절차와 관련된 발언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장은 지난해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취임을 하면 사실상 정년 등 나이가 유일한 제한이라는 식의 말이 나올 정도로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제왕적 회장 제도가 운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본질적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금융지주회장·은행장 등의 인사제도가 제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현재 은행권은 5대 은행장이 모두 연말로 임기가 끝나면서 차기 수장 선출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 등 금융지주 3곳도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임기가 끝난다. 이 중 김기홍 JB금융 회장만 3연임을 확정 지은 상태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이 원장이 어떤 시각을 드러낼지도 관심사다.
우리금융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사태로 검찰과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수사와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8월 한 방송에 출연해 사태가 금융당국에 뒤늦게 보고된 것과 관련해 "제재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법상 보고해야 할 사안이 보고되지 않은 점이 명확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 경영진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서 조병규 현 은행장을 제외하는 등 자체적인 쇄신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원장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이 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에도 연임에 나서려고 하자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사실상 용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