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0.25%까지 올린 데 이어 오는 18~19일 금융정책회의에서 0.5%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2일 하나은행이 고시하는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2시 23분(314회차) 기준 100엔당 931.37원을 기록했다.
연말을 앞두고 엔화 강세 흐름이 나타난 것은 오는 18~19일 예정된 일본은행 금융정책회의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가 가정한 대로 변해 간다는 의미에서 금리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착실하게 올라간다는 확신이 커지면 적당한 시기에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0.5%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이후 9~10월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일본 전체 물가 동향의 선행지표인 도쿄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2% 올라 서프라이즈를 기록함에 따라 12월 일본은행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대됐다"면서 "지난주 미 차기 정부의 관세부과 소식과 유럽 정치불안으로 유입된 안전자산 선호심리 또한 엔화 강세를 뒷받침했다는 시각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추세적인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들이 일제히 금리인하에 돌입한 가운데, 일본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경우 엔화 수요가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하 및 일본의 인상 사이클이 유효한 만큼, 중장기적인 시각(3~6개월)에 엔화 강세를 예상한다"면서 "다만 최근 12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대가 가파르게 확대된 만큼, 오히려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없을 경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엔화 값이 급등하면서 엔캐리 청산 공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충격 강도는 8월 1차 청산보다는 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1월 마지막 거래일에는 일본 금리인상 우려, 엔화 강세 압력 확대로 인한 엔캐리 청산 공포에 2400대로 주저앉았다"면서 "엔캐리 청산이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단기 수급 충격은 코스피를 2300대 초중반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8월 초 1차 매물 소화 과정을 거쳤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충격 강도도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면서 "2차 엔캐리 청산 매물로 인한 변동성 확대는 비중 확대 기회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