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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먼데이 공포] 환율 추가상승 '급페달'… 수입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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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먼데이 공포] 환율 추가상승 '급페달'… 수입물가 비상

노무라증권 등 해외 IB들 "원·달러 환율 1500원까지 상승"
국내 전문가 "정치 불확실성 해소까지 환율 안정 어려워"
'고환율→고물가 →경기침체' 악순환 우려도

9일 서울시내 환전소에 환율 정보가 나타나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무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달러·원 환율이 뛰고 있다. 이날 원달러는 상승 출발해 시작가 기준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원·달러는 1426.0원에 출발해 장초반 상승폭을 확대해 한때 10원 넘게 급등하며 143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기준 1429~1430원 내외에서 거래 중이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9일 서울시내 환전소에 환율 정보가 나타나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무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달러·원 환율이 뛰고 있다. 이날 원달러는 상승 출발해 시작가 기준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원·달러는 1426.0원에 출발해 장초반 상승폭을 확대해 한때 10원 넘게 급등하며 143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기준 1429~1430원 내외에서 거래 중이다. 사진=뉴시스


국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폐기된 후 첫 거래일인 9일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블랙먼데이가 몰아쳤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7.80원 오른 1437.0원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외국계 노무라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국내 물가 재상승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수입물가는 1~3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어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당국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최대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성 전망이 잇달아 나오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원·달러 환율이 내년 5월 15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에 따른 강달러 기조 △외환당국의 외환보유고 대응 여력 부족 등을 꼽았다.

미국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 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 불발과 경기부진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데 탄핵 사태까지 덮치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 역시 국제 신인도 하락과 더불어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른 국내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 악화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19.20원)보다 17.80원 오른 1437.0원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4일 오전 12시 20분 1442.0원까지 급등했다가 계엄 해제 이후 환율은 계엄 해제로 1410원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국내 정치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다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단기적으로 조만간 1450원대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 발생 시 3~6개월 간은 사태가 지속됐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환율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며 원·달러 환율이 1440~1450원 내에서 방어되는지 여부가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훼손된 가운데, 중국 부양기대감이 재차 형성될 경우 국내 자금 이탈 및 중국자산으로 유입되지는 않을지 또한 경계가 필요하다"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 환율은 높은 레벨에서 변동성이 큰 모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은 안정세를 찾아가던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원화 기준)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2.2% 상승했다. 환율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0.7% 상승했는데, 나머지 1.5%의 상승 폭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입물가는 1~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9월(1.6%), 10월(1.3%), 11월(1.5%) 등 3개월 연속 1%대의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한은은 환율 상승 영향으로 2%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3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환율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며 12월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다시 물가가 치솟는다면 한은의 금리인하가 지연될 수 있어 경기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안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지 않으면 국가 신인도 저하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 해외 투자 감소 등으로 고물가와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