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회의가 열려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폭풍에 시달리는 한국은행 통화정책은 내달 결정되는데, 우리 경제 하방 리스크가 커져 고심이 깊다. 지난달 경기침체를 우려해 '깜짝 인하'를 택한 한은이 내년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3연속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뉴욕 금리 선물시장의 미국 정책금리 기대치를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는 지난 13일 오후 4시 기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현재 연 4.5~4.75%인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내릴 확률을 96.4%로 반영하고 있다.
이 확률은 한 달 전만해도 82.5%였지만 지난 11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 대비)가 2.7%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확대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기정사실화되어 있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내년도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하고 금리 결정과 함께 점도표와 연준의 경제 및 물가, 실업률 전망에 어떤 변화를 줄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과 더불어 일본은행도 오는 18~19일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위원들의 혼재된 발언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다만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에 따라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가 가정한 대로 변해 간다는 의미에서 금리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착실하게 올라간다는 확신이 커지면 적당한 시기에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17년 만에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고, 지난 7월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올렸다. 이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을 우려해 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만약 일본은행이 이번에 단기 정책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면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인 0.5%가 된다.
올해 기준금리 결정회의 일정을 모두 소화한 한은도 내년 1월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12.3 계엄사태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한은이 내년 1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올해 10월, 11월에 이어 3연속 기준금리 인하가 된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1%에서 1.9%로 낮추고 2026년 전망치는 1.8%로 제시했다. 1%대 저성장이 2년 연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인데 계엄 사태로 경기 하방 가능성이 더욱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11월 금통위를 통해 공식적으로 경기 둔화 우려를 최우선 과제로 부각시킨 시점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은 중장기적으로는 의미가 있다"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재정 지출 논의가 우선 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고, 확장재정 기대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은의 경기 부양 책무가 무거워질 것이며 통화정책 속도와 강도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