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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더 오를까" 달러 쟁여두는 기업들…외화예금 3개월 만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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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더 오를까" 달러 쟁여두는 기업들…외화예금 3개월 만에 반등

2024년 12월 외화예금 잔액 1013억달러…전월比 28.7억달러↑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28억7000만 달러 증가한 1013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0월부터 2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이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28억7000만 달러 증가한 1013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0월부터 2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이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오히려 외화예금 잔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기업들이 달러를 미리 확보해 놓자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28억7000만 달러 증가한 1013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10월부터 2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을 말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1월(-57억8000만 달러)부터 2월(-19억7000만 달러), 3월(-11억2000만 달러), 4월(-36억6000만 달러), 5월(-23억9000만 달러)까지 5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다가 6월(+16억1000만 달러) 반등한 뒤 7월(+38억7000만 달러), 8월(+59억7000만 달러), 9월(+36억6000만 달러)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환율 상승 등 영향으로 10월(-51억 달러)과 11월(-5억4000만 달러) 2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통화 별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미국 달러화 예금이 한 달 전 보다 38억 달러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월 말 1394.7원에서 12월 말 1470.0원으로 75.3원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 실현으로 외화예금이 줄기 마련이지만 향후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 심리로 기업들이 달러 보유를 확대하면서 달러화 예금이 급증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종찬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통상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르면 달러화 예금은 줄기 마련인데, 지난달은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심리로 달러를 쟁여 놓는 행태가 나타났다"면서 "흔하지는 않지만 2022년 하반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었다"고 설명했다.

엔화 예금은 81억8000만 달러로 전월(93억7000만 달러)보다 11억9000만 달러 줄었다. 달러화 강세에 미달러 환산액이 축소됐고, 원·엔 환율 상승에 차익실현 등이 나타난 영향이다.

유로화 예금은 반도체와 승용차 등 일부 기업의 매출대금 일시 예치에 41억4000만 달러에서 43억7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위안화는 10억3000만 달러에서 11억2000만 달러로 늘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871억2000만 달러로 한 달 전 보다 31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개인예금은 같은 기간 3억 달러 감소한 141억8000만 달러였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 예금 잔액은 867억2000만 달러로 한 달 전 보다 28억9000만 달러 증가한 반면, 외은지점은 2000만 달러 감소한 145억8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