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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 리더십] 진옥동, 신한금융 자사주 매입·소각 드라이브 '강력한 책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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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 리더십] 진옥동, 신한금융 자사주 매입·소각 드라이브 '강력한 책임경영'

2027년까지 주식 5000만주 추가로 줄일 계획
'10억 자사주' 보유 진옥동, 4대 금융 수장 최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두지휘하며 밸류업 프로그램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두지휘하며 밸류업 프로그램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1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강력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이 '리딩뱅크' 신한은행의 저력과 안정적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등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되는 요인으로 다른 금융지주 대비 125~160% 많은 발행주식수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올해 1분기까지 금융지주 최초 9개 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고 2027년까지 5000만주의 주식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지주 주요 임원들 역시 연초부터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면서 진 회장의 의지에 힘을 보탰다.

■진옥동·임원들 자사주 매입 러시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종가 기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보유한 자사주 가치는 약 9억4211만원(1만8937주)으로 집계됐다. 이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8억7765만원·1만5132주), 양종희 KB금융 회장(4억8459억원·5451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1억5640만원·1만주) 등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금액·보유 주식수 기준 모두 가장 많은 규모다.

진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 평가액은 지난해 8월 26일 장중 신한금융 주가가 6만4600원까지 오르면서 12억2333만원까지 뛰었지만 이후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 등 주가가 하락하면서 10억원 밑으로 내려왔다.

진 회장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 경영진은 잇단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올해 들어 고석헌 지주 전략부문장(부사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각 2500주, 2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했다. 천상영 재무부문장(부사장)은 1500주, 이영호 준법지원파트장(상무)은 1300주를, 이인균 운영부문장(부사장)·방동권 리스크관리파트장(부사장)은 1000주씩, 김지온 감사파트장(상무)·김준환 디지털파트장(상무)은 700주씩 자사주를 매입했다.

특히 정 행장은 이번 매입으로 우리사주 제외 1만5551주의 신한지주 주식을 보유하면서 진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경영진으로 이름을 올렸다.

■본업 경쟁력 기반 '주가 부양'


진 회장을 비롯해 신한금융 경영진이 대거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국내 정치불안으로 금융지주들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KB금융과 매년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다투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 이지만 주가는 KB금융 보다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신한금융이 지난해 4조7205억원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KB금융(5조932억원) 보다 3000억원 가량 적은 수치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나쁘지 않은 데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리딩뱅크'(은행권 순이익 1위) 지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본업 경쟁력이 강한 신한금융의 역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같이 확고한 펀더멘털에도 주가는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은 1년 전(2023년 말 종가)보다 주가가 무려 53.23%나 뛰었지만 신한금융은 18.68%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하나금융(30.88%) 보다도 낮고 우리금융(18.23%) 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경쟁사 대비 많은 주식수가 약점으로 꼽힌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수가 많으면 주가가 오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상장주식수는 약 5억344만주로 KB금융(3억9352억주) 보다 1억주가량 많다.

■주식수 감축 단계적 추진


이에 신한금융은 상장주식수 감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단 올해 초 5억주 미만까지 낮추고 2027년까지 5000만주를 추가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사주 매입·소각도 순주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금융지주 최초로 지난해 4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소각을 이어오고 있는데 올해 1분기도 매입·소각이 나설 것이 확실시 되면서 9개 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소각이라는 대기록을 갱신할 전망이다.

나민욱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의 핵심이 '주식수 감축'이라는 점에서 경쟁사 대비 주가 부양 의지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경쟁사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달성하기 위해서 최근 조정된 수준으로 예상 대비 더욱 큰 규모의 주식수 감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과 주주환원 노력,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올해 들어 기매입 중인 1500억원과 더불어 추가로 상반기 중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예상되며 낮은 PBR과 자사주 매입성향 확대가 맞물리면서 올해 EPS는 전년대비 12% 증가할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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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신한금융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