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외환당국의 4000억 달러 사수 의지와 분기말 효과가 겹치면서 외환보유액 감소를 피했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달부터는 분기말 효과도 소멸되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다음달 5일 올해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현황을 공개한다.
앞서 발표된 2024년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잔액은 전월 말(4153억9000만 달러)보다 2억1000만 달러 증가한 4156억 달러였다.
하지만 분기말 효과와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외환보유액 급감은 피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3·6·9·12월 등 분기말은 시중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한은에 달러 예치금을 넣어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12월 외환보유액 증감 현황을 세부적으로 보면 유가증권은 한 달 전보다 57억2000만 달러 줄은 반면, 예치금은 60억9000만 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갈 경우, 시장의 공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 활용을 통한 시장개입을 최소화한 점도 급갑을 피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신 정부는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위험 분산) 물량을 시장에 풀면서 환율 방어에 나섰다.
이에 이달부터 외환보유액 감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분기 초인 1월에는 예치금이 다시 빠지는 계절적 효과가 나타나고 국민연금 환헤지 효과도 점차 소멸되고 있어서다.
반면 환율은 여전히 12.3 계엄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장중 1475.50원까지 올랐다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143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의 관세 행보에 대해 시장 의견이 엇갈리며 외환시장 방향성 또한 주춤한 모습"이라며 "다만 이러한 불안감 자체가 달러화 매수 수요로 이어지며 원 ·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국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예상치를 하회한 점도 펀더멘탈 우려를 부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