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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클럽' 가입에도…KB금융, CET1 하락에 주가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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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클럽' 가입에도…KB금융, CET1 하락에 주가 6.7%↓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그룹 신관 전경. 사진=KB금융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그룹 신관 전경. 사진=KB금융그룹
금융지주 사상 최초로 5조원대 순이익을 낸 KB금융그룹의 주가가 역대급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로 6% 넘게 빠졌다.

이는 환율 급등으로 주주환원 여력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하락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환율이 올라 CET1 비율이 내려가는 것은 다른 금융지주들도 공통적으로 가진 고민으로 각 금융지주들이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주주환원 정책을 정상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BK금융은 전거래일 대비 6.70%(6100원) 하락한 8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KB금융 하락폭은 8.68%까지 확대됐지만 오후 들어 하락폭이 축소됐다.
전날 KB금융은 2024년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5조78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4조5948억원)보다 10.5%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개별 금융지주가 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것도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CET1 비율 하락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CET1 비율은 약 0.02~0.03%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적정성 지표 중 하나인 CET1 비율은 순정자본인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이다. RWA는 은행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위험 정도를 반영해 계산하는데 원화 기준이어서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 대출자산이 늘게 돼 CET1이 하락하게 된다.

이에 KB금융의 CET1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전분기 대비 0.33%포인트(p) 내린 13.51%로 나타났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환율 상승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 때문에 CET1 비율이 내렸다"면서 "환율 10원당 CET1 비율이 2bp(1bp=0.01%p) 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환경이 비우호적이긴 했지만 위험가중자산 관리 노력은 경쟁사보다 미흡하다"며 "구조적으로 주주환원 예측 가시성이 낮음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CET1 비율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하나금융도 작년 말 기준 CET1 비율이 3분기 말(13.17%) 대비 소폭 하락한 13.13%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의 CET1 비율은 같은 기간 13.13%에서 13.03%까지 하락했다.

금융당국이 권고한 CET1 비율 12%를 밑돌고 있는 우리금융도 CET1 비율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실적발표에 나서는 우리금융은 지난 3분기 CET1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2%에 미치지 못하는 11.96%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