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면서 서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 간 오른 물가가 과거 10년 물가와 맞먹는 수준이어서 향후 물가가 조금만 올라도 고통 강도가 크다.
관세전쟁으로 미국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섣불리 금리를 내리지 못할 전망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 속 소비심리까치 살아나지 못하면서 취약층 고통이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심각해지고 있다.
1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18%로 나타났다.
올해 1.9% 상승률을 기록한다면 2022년 5.1%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3년 3.6%, 2024년 2.3%에 이어 3년 연속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고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 보다도 밑돌지만 단기간에 물가가 급등하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물가 고통은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최근 트럼브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되고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원화 약세 압력이 커져 물가가 다시 치솟을 가능성도 커졌다.
최근 노무라증권이 우리나라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2.0%로 올려잡았다. 원화 약세가 물가에서 공급 측면의 영향을 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노무라는 한은 역시 오는 25일 발표하는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2.0%로 올려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가뜩이나 12.3 계엄사태로 인한 경기 둔화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와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물가가 고개를 들면서 3고 현상이 재현되고 경기부진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경기 부진 명목소득이 줄거나 그대로인데 물가가 오르면 실질소득은 감소한다. 실질소득이 줄어들면 소비를 위축시켜 내수가 더 타격을 입는다. 악순환이 계속될 수록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어려워진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