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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 리더십] 배당 여력 높인 임종룡, 밸류업 '파란불' 주가상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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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 리더십] 배당 여력 높인 임종룡, 밸류업 '파란불' 주가상승 견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이미지 확대보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최대 실적 개선을 이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전사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를 주문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임 회장의 적극적 자본관리 의지로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유일하게 상승했다. 또 금융지주 최초로 비과세 배당(감액 배당)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주주환원에도 진정성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에 그간 만년 4위로 저평가됐던 우리금융의 기업가치가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점차 해소되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교할 때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이 비은행 강화를 위해 추진중인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이 성사된다면 추가 상승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실적 발표 후 우리금융만 주가 고공행진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2월 들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세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첫 거래일인 지난 3일(1월 31일 종가 기준)부터 이날까지 13거래일 동안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률은 7.64%(1만6100원→1만7330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0.36%(9만1700원→8만2200원), 신한금융은 -5.19%(5만1100원→4만8450원), 하나금융은 2.64%(6만500원→6만2100원)의 주가 변동율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 4곳은 여전히 견고한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KB금융은 연간 5조원대 순이익을 내면서 금융지주 사상 처음으로 '5조 클럽'에 가입했다. 하나금융도 역대 최대 규모 순이익을 냈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역대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조 클럽'에 가입한 KB금융과 KB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다투는 신한금융의 주가는 오히려 떨어진 반면, 만년 4위로 여겨지던 우리금융의 주가는 크게 오르고 있어서다.

이는 우리금융의 실적 성장률(전년대비)이 23.1%로 KB금융(10.5%), 하나금융(9.3%), 신한금융(3.4%) 등 4곳 중 가장 높은 데다 우려했던 자본비율 관리에 성공하면서 주주환원 기대감을 키운 덕이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 3곳은 주주환원 여력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뒷걸음질 쳤다. 작년 말 기준 KB금융의 CET1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0.33%포인트(P) 내린 13.51%로 나타났다. 신한금융도 3개월 전보다 0.14%P 내렸고, 하나금융도 0.03%P 하락했다. 반면 우리금융 CET1 비율은 지난해 말 12.08%로 다른 금융지주보다 낮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 11.95%보다 크게 개선됐다.

이는 임 회장이 CET1 비율 개선을 전 그룹사에 주문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금융환경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고 미리 효율적인 자산 성장을 위한 관리계획을 수립해 전사적으로 이행한 결과라는 게 우리금융 측의 설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산업별 성장률을 감안한 금융지원과 담보 위주 저위험자산을 확보해 고위험 자산의 리스크를 상쇄했다"면서 "IT, 제조, 도소매 등 산업별 경쟁력을 갖춘 우량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해 환율 상승에 따른 부실 우려 기업과 여신 연체 위험에 대응했고, 고환율 지속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외화자산, 파생거래 등 고위험 자산을 보수적 관점에서 집중 관리했다"고 말했다.

■ 비과세 배당 실시시 올해 배당수익률 8.8% 금융권 최대


금융지주 사상 처음으로 비과세 배당 도입 계획을 밝힌 점도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서는 최초로 3조 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비과세 배당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전체 금융권 중에서는 메리츠금융에 이어 두번째다.

비과세 배당은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감액 배당이라고도 불린다. 비과세 배당을 받는 개인주주는 원천 징수(15.4%) 없이 배당금 전액 수령할 수 있어 배당 수익이 커진다. 법인 주주의 경우 법인세 과세 이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에 유안타증권은 올해 비과세 배당 실시시 4대 금융지주와 3대 지방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우리금융의 배당수익률이 8.8%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2025년 자사주 1,500억 원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연중 CET 1비율 12.5%를 조기 달성 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 기대된다"면서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해 비과세 배당 실시를 발표했으며 비과세 배당은 2025년 결산 배당부터 적용될 전망이며 결산배당을 비과세 시 배당수익률은 8.8%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고배당주의 비과세 배당은 의미가 크다"면서 "우리금융은 연중 별도 자본잉여금 3조 원 수준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고 이를 비과세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예정대로 진행되면 올해 4분기 배당부터 비과세 배당이 이뤄질 전망이며 우리금융은 은행 지주 내에서도 주주환원 중 배당의 비중이 높고 배당수익률 또한 높은 편이기 때문에 비과세의 혜택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비율로 타이트한 자본 여력,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보를 위한 M&A 필요성 등 영향으로 밸류업에 있어 다른 은행지주 대비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낮았다"면서 "그럼에도 지난해 4분기 중 자본비율을 제고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1500억 원의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하고, 자본잉여금 약 3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고 비과세 배당을 실시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과세 배당의 경우 재무제표가 확정되는 2025년 결산배당부터 적용될 예정인 만큼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으나 우리금융이 타이트한 자본 비율에도 다양한 방안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밸류업 측면에서 기대감을 과도하게 낮게 가져갈 이유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