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대와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50일만에 1470원을 돌파했다.
일각에선 이번 주 내내 굵직한 정치·사법 이벤트가 잇따라 예정된 만큼 환율 상단을 149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467.70원)보다 0.1원 내린 1467.60원에서 출발해 점차 상승 폭을 키우더니 오전 11시 26분 1471.1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소폭 내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469.2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장 중 14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3일 1472.50원까지 오른 이후 약 50여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 강세, 수입 결제와 해외주식투자 환전 등 달러 실수요 증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대를 환율 상승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104.34를 기록하고 있다. 103 초반대까지 낮아졌던 지난주와 비교하면 달러 강세가 확연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와 수입업체 결제 등 역내 실수요 매수는 환율 하단을 지지한다"면서 "달러 강세가 원화에 부담스러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환율 하락에 자신감을 갖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향후 환율 상승을 우려한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가 달러 매도 물량을 받으면서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확대도 원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다. 전날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안을 기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 부근까지 올랐다.
이번 주 국내 정치권을 뒤흔들 굵직한 사법적 판단이 몰리면서 외국인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72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1490원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면서 이번 주 환율 상단을 1490원까지 열어두기도 했다.
다만 굵직한 정치·사법 이벤트가 종료되면 환율이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민 연구원은 "원화가 탄핵 선고기일 연장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거주자 해외주식투자로 인한 수급쏠림 현상으로 저평가 국면에 머무르고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향후 (원·달러 환율) 하락 여력이 크다고 판단되며 다만 2분기 초반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주시시장 외국인 자금 유입, 수출업체 고점매도 재개에 힘입어 하방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