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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소득 늘었지만 지갑 닫았다…작년 가계 여윳돈 215.5조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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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소득 늘었지만 지갑 닫았다…작년 가계 여윳돈 215.5조 '최대'

가계 순자금운용액 215.5조…통계 작성 이래 최대
소득 늘었으나 소비 심리 악화로 지출 최소화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자금순환 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15조5000억원으로 2023년(160조5000억원)보다 34.3%(55조원) 늘었다. 이날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신발가게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자금순환 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15조5000억원으로 2023년(160조5000억원)보다 34.3%(55조원) 늘었다. 이날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신발가게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가계 소득이 증가했지만 소비 심리 악화로 지출이 줄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주식 투자가 늘면서 가계 여윳돈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자금순환 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215조5000억원으로 2023년(160조5000억원)보다 34.3%(55조원) 늘었다. 이는 통계 편제(2009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직전 최대치는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206조6000억원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 자금을 의미한다.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 조달액을 뺀 수치다.

가계 여윳돈이 1년 새 30% 이상 증가한 것은 가계 지출보다 소득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 소득 증가율은 2023년 2.8%에서 지난해 3.3%로 확대됐고, 가계 지출 증가율은 6.1%에서 3.2%로 줄었다. 또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도 가계 여윳돈 증가에 영향을 줬다. 가계 간 거래인 주택매매와 달리, 아파트 신규 입주는 자금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이전되기 때문에 가계 여윳돈에 영향을 미친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1국 자금순환팀장은 "지출 증가를 웃도는 소득 증가,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에 따른 여유 자금 증가로 순자금 운용 규모가 전년과 비교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은 34조3000억원에서 50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금융기관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조달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자금 운용은 194조8000억원에서 266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축소됐으나 지분증권·투자펀드, 보험·연금준비금 등이 늘어나면서 운용 규모가 확대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2024년 말 90.1%로 직전 3분기 말(90.8%)보다 낮아졌다. 5분기 연속 하락이다.

비금융 법인기업은 지난해 순자금 조달 규모가 65조5000억원으로 2023년(109조4000억원) 대비 44조원 줄었다. 반면 일반정부는 순자금 조달이 38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2020년 이후 최대치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