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환 금통위원, 인하 소수의견 개진
금통위원 6명 전원 3개월 내 인하 고려
"올해 성장률 1.5% 하회 가능성"
5월 성장률·금리 모두 낮출 듯
금통위원 6명 전원 3개월 내 인하 고려
"올해 성장률 1.5% 하회 가능성"
5월 성장률·금리 모두 낮출 듯

이번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은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2월 인하에 나선 만큼 연속 인하보다는 대내외 경제 상황과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를 확인한 뒤 추가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149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로 내려온 데다 가계대출도 3월부터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한은이 5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1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 3.5%까지 올렸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 11월과 올해 2월 각각 0.25%포인트씩 총 세 차례 인하해 2.75%까지 낮췄다.
시장에선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수출과 내수에 광범위한 타격이 예상되면서, 한은이 경기를 고려해 금리를 빠르게 낮춰야 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이번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서 신성환 금통위원은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신성환 금통위원은 오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면서 "최근 물가와 성장만 보면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환율과 가계부채 등 우려할 만한 부분이 남아있어 이번에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다만 신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통위원들은 2월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가 2%대에 진입했고 2.25~2.75%로 추정되는 중립금리에도 근접한 만큼, 연속 금리 인하에는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중립금리는 그 나라의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으로 중립금리보다 금리가 낮아질 경우 다시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 수 있다.
한은은 올해 1~2회의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한 바 있는데 결국 상반기 중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5월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6월엔 금통위의 금리 결정 회의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금통위원들도 이번 금리 인하에는 소극적이었지만 3개월 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연 2.7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1410원대까지 내린 환율뿐만 아니라 크게 둔화된 가계대출 증가세도 한은의 5월 인하에 무게를 싣는다.
한은은 이날 올해 2월 성장률 전망(1.5%)을 밑돌 수 있다고 봤는데, 이는 이미 1.9%에서 1.5%로 하향한 전망치가 두 달 만에 더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 셈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 또한 현재의 미국 관세 정책을 고려하면 기존 한은의 2월 전망이 낙관적이었음을 언급하며 향후 성장률이 상당히 저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면서 "일부 외국계 기관에서 언급되는 0%대 성장률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한은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 하향 조정 역시 순차적으로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