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원·달러 환율 계엄사태 이전 수준 하락

미국 달러화 가치가 큰 폭 내린 이후 추가 하락도 반등 여력도 없어 보여, 향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초반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그간 약세를 보이던 원화가 아시아 통화 동반 강세 모멘텀을 타고 반등에 성공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주간 종가(17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418.90원)보다 1.1원 오른 142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1418.80원까지 내리면서 1410원대에 재진입했지만 소폭 반등해 1423.3원에 이날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장중 1410원대로 내려왔다. 이후 1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418.9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1410원대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6일(1419.2원) 이후 4개월 만이다.
환율이 1400원 초반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것은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앞서 11일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 이하로 주저앉았다. 이후 99.01까지 내렸지만 소폭 반등해 이날 오후 4시 12분 기준 99.42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관세 전쟁으로 달러화를 제외한 차선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달러값이 더 내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한 달러인덱스의 하단은 97 수준인데, 하단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관세 전쟁이 격화하며 스위스 프랑, 일본 엔이 강세를 보이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해선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달러값이 추가로 내린다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141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수입업체 결제나 해외 주식투자 환전 수요는 더 꾸준히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환율 추가 하락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은 만큼 저가 매수 수요가 늘면서 추가 환율 하락을 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달러인덱스가 100을 밑돈 이후 추가 하락도 제한적인 반면, 반등 여력도 없어 보인다"면서 "다만 관세 협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재차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