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망치 0.2% 하회…연간 성장률도 1.5% 밑돌듯

미국발 관세전쟁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이에 올해 연간 성장률도 한국은행이 2월 전망한 1.5%를 크게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GDP는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0.1% 줄었다. 1분기 -0.2% 성장률은 한은의 지난 2월 공식 전망치 0.2%보다 0.4%포인트(p)나 낮은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3%를 기록했지만 깜짝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2분기엔 -0.2%로 추락했다. 이후 3분기와 4분기 모두 0.1%에 그친 데 이어 올해 1분기엔 3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오락문화·의료 등 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직전 분기보다 0.1% 감소했고 정부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이 줄어 0.1% 뒷걸음쳤다.
특히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위주로 2.1% 줄었다. 설비투자의 1분기 성장률은 2021년 3분기(-4.9%) 이후 3년 6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수출도 화학제품·기계·장비 등이 고전하면서 1.1% 줄었다. 수입 역시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류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 -0.4%p, -0.2%p를 기록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0%p)와 정부소비(0%p)는 성장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1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0.4%p나 떨어지면서 올해 성장률도 1%초반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지난 2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을 0.2%, 연간 성장률은 1.5%로 전망했다. 더군다나 1분기는 관세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이후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