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어 2분기도 역성장 경고…"관세 타격 2분기부터 본격화"

가장 최근 분기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2.7%)였다. 다만 당시는 전 세계적인 감염병 여파로 일시적 대외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컸다. 3분기(2.2%)부터 큰 폭으로 반등했다는 점에서 고용·소비·투자 등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침체가 나타나는 실질 경기침체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0.1% 이하 성장률이 이어지는 등 구조적 장기 저성장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 관세협상이 성과를 보이고 우리나라 타격이 예상보다 낮다면 반전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의 수렁에 빠지자 증권가에서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7%로 낮춰 잡았다. 키움증권도 1.3%에서 1.0%로, 흥국증권 역시 1.6%에서 0.9~1.1%로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은 1분기 역성장을 반영해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증권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0.8%로 제시했다.
앞서 지난 24일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이 -0.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2월에 제시한 전망치(0.2%)를 무려 0.4%포인트 밑도는 수준인 데다 지난해 2분기부터 '-0.2%→0.1%→0.1%→-0.2%'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4분기 연속 0.1% 이하 '제로 성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 추세가 이어질 위험이 높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은은 2분기 플러스 전환을 예상하고 있지만 관세 타격이 커지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이너스 성장률이 2분기 연속 이어지면 경제학적 정의상 기술적 경기침체에 해당한다"면서 "미국 관세 타격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1분기보다 더 안 좋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출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 항목을 제외하고 소비·투자 등 동반 보합 내지 역성장 기여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추세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조기 대선 기대감이 소비심리를 다소나마 반등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한계가 있고,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국내 수출경기 둔화 가능성은 2분기 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