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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판 MIT' 인도공과대학이 가진 경쟁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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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판 MIT' 인도공과대학이 가진 경쟁력의 비밀

마이크로소프트‧퀄컴‧구글‧에어버스‧아마존 등 앞다퉈 고용

'인도판 MIT'로 불리는 인도공과대학 붐베이. 입학하기도 어렵지만 졸업을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사진=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인도판 MIT'로 불리는 인도공과대학 붐베이. 입학하기도 어렵지만 졸업을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사진=위키피디아
인도공과대학(IIT)은 인재의 산실이다. 1951년 문을 연 이 대학의 정문 위에는 ‘국가에 대한 봉사’라는 모토가 있다. 정보화 시대 도래 이후 이 나라의 엘리트 공과대학 졸업생들은 미국 유수 기업을 휩쓸고 있다.

IIT의 위상


최근 트위터 최고경영자에 오른 파라그 아그라왈(Parag Agrawal)은 이 대학 출신이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어도베의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니케시 아로라(Nikesh Arora),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도 이 대학 졸업생으로 실리콘 밸리 사령부를 이끌고 있다.

이 대학의 글로벌 위상은 대단하다. ‘IITians’로 알려진 졸업생으로 확인되면 일단 좋은 대우를 받게 된다. 이 대학이 얻은 황금 명성 후광으로 상당한 급여가 보장되는 세계 최대 기업에 고용된다.

제품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R&D, 재무 분석, 데이터 과학 및 기타 분야의 ITT 졸업생을 찾고 있는 2021년 상위 채용 업체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구글, 에어버스 및 아마존이 포함되어 있다.

IIT 졸업생은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대략 초임으로 20만 달러 이상을 제안 받는다.

가장 힘든 입학시험


글로벌 기업들이 IIT 졸업생들을 찾는 특별한 이유는 경쟁력이다.

첫째, 가장 똑똑한 사람만을 걸러내는 ‘입학시험의 최고 난이도’ 때문이다. 교육 과정 또한 ‘학생들의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학의 견고한 기초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이론을 실습으로 전환하는 방법, 팀 빌딩 기술을 배우게 된다.

물리학, 화학 및 수학에 대한 무차별적 기계 학습을 포함하는 값비싼 강의 센터가 많이 있다.

야심찬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IIT에 주목한다.(현재 20% 여성 할당). 자녀가 공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IIT 학위는 무한한 고임금 직업 기회로 가는 급행버스를 타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10대 시절 3~4년은 세상일을 잊고 오로지 열심히 준비해서 IIT에 입학하도록 지원한다. 졸업만 하면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IIT를 하버드, MIT, 프린스턴 대학과 같은 수준으로 취급한다.

2020년 입학시험에서 111만8673명이 6시간 동안 합동 시험을 봤다. 그 중 15만838명이 1차 통과를 했고 최종적으로 4만3204명이 합격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런 다음 학생들은 특정 공학, 물리 과학 또는 건축 과정에 대한 수요를 기반으로 1만3000개의 입학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최종적으로 IIT 입학 자리를 얻었다고 해서 경쟁이 끝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등급이 매겨져 서로에 대해 평가를 한다. 학생들은 서로 경쟁하게 된다.

IIT 학생이 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험난한 프로그램에서 살아남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어렵다. 그러나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나중에 큰 기쁨이었다고 말한다.

학업에 대한 극심한 압박과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높은 점수를 받고자 하는 열망으로 학생들의 정신 건강은 크게 도전을 받는다. 학교 측은 매우 광범위한 프로세스, 여러 상담사, 뒤처진 사람들을 식별하고 지원을 제공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2019년에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50명의 IIT 학생들이 자살했음을 밝혔다. 인도에서는 시험 관련 압박과 실패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자살하고 있다.

국가 범죄 등록국(National Crimes Register Bureau)에 따르면 1995년에서 2019년 사이에 17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자살로 사망했다.

널리 사용되는 QS 월드 유니버시티 순위에 따르면 이 대학은 인도 전역에 23개 캠퍼스로 성장했다. IIT 봄베이는 2021년 QS 글로벌 순위에서 상위 200개 대학 중 177번째 대학으로 선정되어 모든 인도 교육 기관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MIT가 1위를 차지했다. IIT는 고용주 평판에서 100점 만점에 70점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유학생과 교수진이 부족해 순위가 밀렸다.

첸나이 IIT 마드라스 연구 파크. 사진=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첸나이 IIT 마드라스 연구 파크. 사진=위키피디아

IIT 봄베이 당국에 따르면 유학생이 적은 이유는 외국인이 ‘지구상에서 가장 힘든 입학시험’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시험 제도 때문이다.

예를 들면 IIT 델리에는 인도 고등학교에 다닌 한국인 단 한 명이 외국인으로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국제 교수가 부족한 이유는 보수 때문이다. MIT 총장이 2018년에 125만 달러를 받은 데 반해 IIT 대학 총장은 6만 달러를 받았다. 정부출연 기관의 급여가 너무 낮다. IIT 조교수는 연간 약 2만5000달러의 보수만 받는다.

풍성한 동문 네트워크


ICT 분야가 2000년대 초에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IIT 인재들이 미국, 특히 실리콘 밸리로 대규모로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이제 IIT 졸업생들은 기회가 더 크고 더 나은 것으로 간주되는 인도에 머물려고 한다. 기술 스타트업의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년 전에는 졸업생의 80%가 해외로 나갔지만 작년에는 졸업생 1만명 중 200명 미만이 취업을 위해 해외로 나갔다.

인도 뉴델리에 본사를 둔 인도 전자 상거래 회사 스냅딜(Snapdeal)의 공동 창립자인 쿠날 발(Kunal Bahl)은 9월에 IIT 졸업생이 설립한 4079개의 신생 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IIT 델리 졸업생이 593개, IIT 봄베이 졸업생이 529개 포함되어 있다.

영국 회계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이지(Sage)에 따르면 IIT는 유니콘(10억 달러 이상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을 만들어 온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 있어 전 세계적으로 4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려는 졸업생은 IIT를 졸업한 사람들을 통해 지원을 받는다.

인도의 대표적 드론기업인 아라브 무인 시스템즈(Aarav Unmanned Systems)의 싱(Singh)은 "동문 네트워크는 매우 강력하며 학생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하고 학생들을 위한 접점이자 지식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성공한 많은 졸업생들은 다른 ‘IITians’가 시작한 벤처의 ‘엔젤 투자자’가 되고 있다.

IIT 졸업생인 한 투자자는 자신의 이름이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IIT 졸업생이 관련된 6개의 신생 기업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이 기업가가 되지 않으면 대부분 졸업생들이 인도 최고의 공무원이 된다.

성공한 많은 ‘IITians’들은 모교에 많은 기부를 한다. “지난 3개월 동안만 우리(IIT Delhi)는 미화 1200만~1300만 달러의 서약을 받았다. 졸업 동문들은 멘토링에 다시 기여하거나 기금을 내놓는다”고 말했다.

IIT의 명성이 쌓이고 더 발전하는 원동력은 결국 우수한 학생, 창의적 교육, 졸업동문과 학생, 졸업생들 사이의 서로 지원하고 협력하는 체계가 확고한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현장의 기업가정신이 침투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이 활기찬 대학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