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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폐배터리 '환경 오염' 예고…재활용 연구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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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기차 폐배터리 '환경 오염' 예고…재활용 연구 활기

기아차의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차의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전 세계가 자동차를 전기화 하고 재생 가능한 전력을 저장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오래된 리튬 배터리가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기 자동차의 미래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GM은 올해 초 2035년까지 가솔린 차량 판매 중단 계획을 발표했고, 아우디도 2033년까지 가솔린 차량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다른 많은 주요 자동차 회사도 이를 따르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2040년까지 전 세계 승용차 판매의 3분의 2가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발전된 배터리 저장 기술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그리드 규모 시스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백만 개의 전기차 배터리가 초기 수명 주기가 끝나는 2025년쯤이면 배터리 재활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 자명하다. 이에 글로벌 연구진들은 리튬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도전을 시도 중이다. 아마도 2025년이면 간소화된 재활용 프로세스가 전 세계 경제에 훨씬 매력적으로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가 대중 운송 수단이 될 때 쯤이면 배터리 재활용 기술 수준도 시장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리튬 배터리 재활용은 시급한 이슈


내연차의 포기는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 환경 변화에 도움이 될 것 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차량과 배터리 그리드 증가가 초래하는 큰 문제가 있다.

현재 리튬(Li) 이온 배터리는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배터리와 재생 에너지를 저장하는 메가 배터리의 재활용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폐기된 배터리는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기차를 재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자연스럽게 배터리 및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납산 배터리와 같이 보다 전통적인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방법이 리튬 배터리에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리튬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더 크고 무거우며 훨씬 더 복잡하고 잘못 분해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재활용 프로세스는 배터리 재활용 공장에서는 배터리 부품을 가루로 만든 다음 해당 가루를 녹이거나(제련) 산에 용해(습수제련)한다. 그러나 리튬 배터리는 조심스럽게 분해하지 않으면 폭발할 수 있는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리튬 배터리는 분해해도 재사용이 쉽지 않다.

레스터 대학의 물리화학자인 앤드류 애보트(Andrew Abbott)는 "모든 것을 단순히 파쇄하고 복잡한 혼합물을 정제하려고 하는 현재 방법은 가치가 낮은 제품을 재사용하는 값비싼 공정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리튬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리튬을 채굴하는 것보다 재활용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든다.

또한 리튬 배터리를 대규모로 저렴하게 재활용하는 방법이 뒤처져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리튬 배터리는 약 5%에 불과하다.

그러나 예상대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전기차를 재활용하려는 수요가 배터리 및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리튬을 추출·가공하려면 막대한 물과 에너지가 필요하며, 리튬 시설 주변 환경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리튬 배터리 재활용의 단점이 환경적 부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튬 배터리에 필요한 다양한 금속을 채굴하려면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다. 리튬 1톤을 채굴하는 데 50만 갤런(약 227만3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리튬 매장량이 가장 풍부한 칠레의 경우 아타카마 염전에서 리튬 채굴을 하는데 있어 초목 감소, 기온 상승, 국가 보호 구역의 가뭄 증가 등의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SDI의 'PRiMX' 배터리. 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삼성SDI의 'PRiMX' 배터리. 사진=삼성SDI

따라서 전기차가 평생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기차에 동력을 제공하는 배터리는 환경에 큰 악영향을 준다. 이율배반적 현상을 낳은 것이다.

약 10년 정도 사용하면 사라지는 수백만 개의 리튬 배터리가 더 효율적으로 재활용된다면 모든 에너지 소비를 중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하다.

여러 연구실에서 보다 효율적인 재활용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궁극적으로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표준화되고 친환경적인 리튬 배터리 재활용 방법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캘리포니아대학 에너지 기술 교수인 셜리 멩(Shirley Meng)은 "리튬, 코발트, 니켈을 채굴하고 정제하여 배터리로 만드는 데 많은 전력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순환 수명 주기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배터리를 일회용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리튬 배터리 재활용 방법에 대한 창의적 도전


리튬 배터리에는 리튬과 일반적으로 코발트, 니켈, 망간 및 철을 포함하는 일부 요소의 혼합물로 만들어진 음극과 전기화학 반응 동안 전자를 수집하는 양극이 있다. 또한 양극 또는 외부 회로로 전자를 방출하는 전극이 있으며 흑연, 분리기 및 음극과 양극 사이에서 전자를 운반하는 매개체인 전해질이 존재한다.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는 리튬 이온은 전류를 형성한다. 음극의 금속은 배터리에서 가장 귀중한 부품이며 화학자들이 리튬 배터리를 분해할 때 보존 및 재생에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리튬 배터리는 납산 배터리보다 내부적으로 더 복잡하며, 주의 깊게 조립된 많은 부품으로 구성된다.

멩 교수는 리튬 배터리에 활용하는 층간 삽입에 주목한다. 층상구조를 띈 물질의 사이에 분자나 이온이 들어갔다 나오는 현상인데 몇 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멩 교수는 열이나 일종의 화학 처리 방법을 사용해 층간 삽입을 다시 활성화하는 데서 방법을 찾고자 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재활용되고 재생된 재료를 새 배터리로 만들기 위해 리튬 배터리 공장의 조립 라인으로 다시 보낼 수 있다.

리튬 배터리 재활용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부품을 재사용할 수 있게 하면 이미 존재하는 리튬 배터리에 가치를 재충전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멩 교수가 설명하는 직접 재활용 공정을 옹호하는 이유다.

왜냐하면 이것이 음극 및 양극과 같은 리튬 배터리의 가장 귀중한 부품에 제2의 수명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조와 관련된 에너지, 폐기물 및 비용을 크게 상쇄할 수 있다.

그러나 리튬 배터리 분해는 현재 실험실 설정에서 주로 손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직접 재활용이 보다 전통적인 재활용 방법과 경쟁하려면 공정이 바뀌어야 한다.

애보트 교수는 "로봇을 이용해 배터리를 조립한다면 같은 방식으로 분해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영국 패러데이 연구소(Faraday Institution)의 애보트 팀은 리튬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을 전문으로 하는 ‘ReLib’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리튬 배터리의 로봇 분해를 조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한 "치과의사가 치아를 청소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같은" 초음파 탐침을 사용해 양극과 음극을 직접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것은 표면에서 코팅을 내파하고 폭발시키는 작은 거품을 생성하는 표면에 초음파를 집중시킨다"면서 이 과정을 통해 배터리 부품을 파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애보트 팀의 연구에 따르면 이 초음파 재활용 방법은 기존 습식 제련 방법보다 같은 기간 동안 100배 더 많은 재료를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재활용 이전 새 배터리를 만드는 비용의 절반 미만으로 수행할 수 있다.

애보트 교수는 추가 연구를 해보아야 하지만 프로세스가 규모에 쉽게 적용될 수 있고 더 큰 그리드 기반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재활용 배터리 역시 일반적으로 동일한 배터리 셀 구조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은 셀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은 현재 이 제품을 생산 스크랩에만 적용하고 있다.

이 스크랩은 케이스가 없기 때문에 부품을 더 쉽게 분리할 수 있다. 현재 이 팀은 로봇 해체 테스트를 늘리고 있다.

애보트는 "현재 전체 전극에서 작동하는 시연 장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18개월 내에 생산 시설에서 작동하는 자동화 프로세스를 선보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분해 가능한 배터리


일부 과학자들은 보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 및 분해할 수 있는 배터리를 선호하여 리튬 배터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텍사스 A&M 대학의 화학 공학 교수인 조디 루트켄하우스(Jodie Lutkenhaus)는 "분해될 수 있는 유기 물질로 만들어진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유기 라디칼 배터리(Organic Radical Batteries)는 오래전부터 사용된 배터리다. 금속 대신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유연성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금속 기반 배터리보다 잠재적으로 더 환경 친화적이다.

ORB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한 고전력 대안으로 간주되며 배터리의 기능적 프로토타입은 일본 NEC를 비롯한 여러 연구 그룹 및 기업에서 연구 및 개발되었다.

루트켄하우스 교수는 "2000년대 전자를 저장하고 방출하기 위해 합성되는 유기 물질 도움으로 기능한다. 유기 라디칼 배터리에는 전자 또는 에너지를 함께 저장하고 방출하기 위해 협력하여 작동하는 전극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재료가 있다"고 말한다.

이 팀은 산을 사용하여 ORB를 아미노산 및 기타 부산물로 분해하지만 부품이 제대로 분해되기 위해서는 결국 높은 열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 분해성 배터리에는 여러 가지 과제가 있다. 그것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비싸고 전기차 및 전력망과 같은 수요가 많은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전력량을 아직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루트켄하우스 팀은 분해성 배터리의 미래를 위해 연구를 지속 중이다.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현재 리튬 재활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선된 방법을 찾아가면 된다. 단계적 접근이다.

향후 수십 년 동안 전기차에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배터리를 재활용에 대한 방법의 필요성도 커질 것은 명확하다. 리튬 배터리 직접 재활용을 추진하는 과학자들의 다음 단계는 배터리 제조업체 및 재활용 공장과 협력하여 제작에서 활용까지의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것이다.

멩 교수는 "모든 배터리 제조업체가 로봇 AI기술을 사용해 배터리를 쉽게 분류할 수 있으려면 전 분야가 서로 협력해 모든 배터리에 바코드를 표시하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리튬 배터리는 노트북, 자동차, 전력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며 화학 성분은 목적에 따라 때로는 크게 다르다.

이것도 재활용 방식에 반영되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배터리 재활용 공장이 다양한 리튬 배터리를 별도의 스트림으로 분리해야 하며, 이는 재활용 시 다양한 유형의 플라스틱이 분류되는 방식과 유사하게 프로세스가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스테나 리사이클링이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사진=스테나 리사이클링이미지 확대보기
스테나 리사이클링이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사진=스테나 리사이클링

그리고 더 지속 가능한 배터리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등장하고 있다. 애보트 교수는 "조립 및 분해를 더 쉽게 하는 디자인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이미 볼 수 있으며 이것이 향후 배터리 개발에서 중요 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생산 측면에서 배터리 및 자동차 제조업체는 채굴 중 에너지 소비와 각 배터리가 수명이 다했을 때 생성하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리튬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자체 배터리를 재사용하고 용도 ​​변경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닛산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리프(Leaf) 배터리를 개조하여 부품을 공장으로 가져오는 자동 가이드 차량에 장착하고 있다.

앞으로 과속 방지턱


전기차에 대한 증가하는 시장 수요는 이미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들이 리튬 배터리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도록 한다.

중국은 현재 리튬 배터리의 최대 생산국이며 재활용 측면에서도 앞서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리튬 배터리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으며 다른 생산업체보다 재활용 능력도 더 많다. 다양한 유형의 리튬 배터리 재활용 방법을 표준화해 나간다면 한 단계 더 발전된 재활용 기술이 나올 것이다.

한편 AI 기술을 사용하여 음극과 같은 가장 유용한 부품을 개조하면 리튬 배터리 부품 공급량이 적은 국가에서도 중국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리튬 배터리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도 건전한 경쟁을 만들어 업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멩 교수는 "배터리 저장, 특히 그리드 저장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제조비용이 저렴하고 수명이 다했을 때 분리가 더 쉬운 덜 복잡하고 안전한 배터리의 출현은 현재 전기차의 지속 가능성 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이다.

그러나 그러한 배터리가 등장할 때까지 리튬 배터리 재활용을 표준화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시도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