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은 초기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자 핵시설에 포격을 가했다. 서방은 물론 우크라이나를 완전 패닉으로 몰아가려는 수법이었다.
푸틴은 러시아군의 포격이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자포리자 원전 일부에 불을 지르도록 해 공포에 떨게 했다. 화염이 진압되면서 즉각적인 재앙은 피할 수 있었지만 6기의 원자로가 있는 발전소는 3월 4일 푸틴에게 점령되었다.
러시아는 또한 체르노빌 핵시설을 장악했는데 체르노빌은 비활성 상태이지만 여전히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을 보관하고 있다. 체르노빌 사태는 3월 9일 전력공급이 차단되고 사용후 핵의 전력 의존 냉각 시스템이 불안해지면서 극적으로 악화되다가 다행스럽게 안정 상태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의 원전에 러시아인이 집착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핵폭탄을 건설하기 위해 현장에서 재료를 사용하려고 했기 때문에 핵 도발 시도를 막기 위해 원전 시설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서방의 전문가들은 “모스크바가 원전을 침공해 손에 넣은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 없는 헛소리”라고 지적했다.
또한 “푸틴이 방사능 누출이나 핵 사건이 발생하면 이를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고 말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후원하는 음모의 일부라고 몰아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전력의 약 50%는 원자력에 의해 생성된다. 따라서 러시아 입장에서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에너지 및 통신 센터를 통제하는 데 전략적 작전의 가치를 둘 수 있다.
전력망에 대한 제어를 통해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의 광대한 지역에서 마음껏 전력 흐름을 끊을 수 있다.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소규모로 한 것처럼 전국적으로 전력을 차단하는 것은 아직 추운 날씨에 우크라이나 인구에게 막대한 어려움과 고통을 주며 푸틴이 공포감을 줄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전력 차단은 우크라이나의 산업에 큰 차질을 미칠 수 있다. 전력의 50%가 러시아군에 의해 통제되거나 무력화된다면 우크라이나 산업과 경제동력은 작동할 수 없다.
또한, 무자비한 포격과 발전소의 지속적 정전을 포함해 핵시설을 표적으로 하는 것은 핵 파괴의 위험을 주는 의도적인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항복하도록 엄청난 압력을 가하는 방법으로 원전 장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초기 전세를 장악하지 못한 푸틴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전 장악을 통해 미국과 나토에 분쟁 개입에 경고하는 것일 수 있다.
푸틴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방사능 재앙 망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푸틴은 계산적인 사람이며 원전이 위협받을 때마다 인류가 매우 걱정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세계는 체르노빌을 보았고 후쿠시마를 보았다. 우리는 그것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체르노빌로 만들 수 있다.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방사능 낙진 결과에 대해 서방에 겁을 주면서 전쟁에서 이기려는 수법이다.
이런 움직임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통치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거나 우크라이나 군대가 원전시설을 탈환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푸틴은 매우 위험한 방식으로 승부를 펼친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벼랑끝 전술’도 불사하는 것이다. 푸틴은 공갈만 하는 불량배가 아니다. 실제 핵을 사용할 수 있는 무법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