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시티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줄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여전히 냉담하다. 환경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건설이라는 지적에다 국제 유가의 변동에 따라 사업 추진에 변화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와 인권침해에 대한 시비도 여전하다.
◇네옴시티의 모습
2017년 빈 살만 왕세자가 처음 공개한 네옴은 홍해 연안에 위치한 사우디의 주력 사업이자 관광 개발 지역이다. 경제를 다각화하려는 계획을 설명하는 2030 비전의 핵심 프로젝트다.
5000억 달러 규모의 개발에 스마트 타운과 도시, 항구 및 기업, 연구센터,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장소, 관광센터가 포함된다.
개발은 2만6500평방 킬로미터에 걸쳐 진행된다. 산업 및 물류 지역을 포함하여 여러 구역으로 구성되며 장기간에 걸쳐 공사가 진행된다.
계획에는 국제 공항을 포함한 공항 네트워크가 포함된다. 첫 번째는 샤르마 북부 지역의 네옴 베이 공항으로 작년에 문을 열었다. 투자자와 직원을 위한 정기 항공편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 공항 중 하나가 2030년 이전에 건설될 예정이다.
비즈니스 및 기술 센터는 480억 달러를 투자해 3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1분기에 시작될 예정이다.
개발은 진행 중이다. 시간을 두고 구획 별로 건설이 완료되며 전체 윤곽은 2045년이 되어야 드러난다. 종료 시간은 더 걸릴 수 있다.
라인의 건설은 시작되었다. 사우디 텔레콤 컴퍼니와 계약을 체결해 네옴의 디지털 야망을 가속화할 5G 네트워크 인프라도 구축되고 있다. 프로젝트의 가장 큰 도전은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보하는 것이다.
서방의 부정적 반응 속에서도 2026년에 가동될 세계 최대의 녹색 수소 및 녹색 암모니아 공장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의 에어 프로덕츠(Air Products)와 50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이는 네옴 시티 자체보다는 사우디의 녹색성장에 대한 투자이다.
◇네옴시티 속의 더 라인
더 라인은 거울 외관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모색하고 있다. 빈 살만은 더 라인 출범식에서 도시 공간에 대한 증가하는 압박을 해결하고 빠르게 증가하는 세계 인구를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친환경 도시임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다.
더 라인은 풍력, 태양열 및 수소 등 재생 가능 에너지로 구동되는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될 예정이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10억 명의 삶에 영향을 줄 것인데 더 라인이 그 대안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세계 최초의 무중력 수직 도시를 건설하려는 것이다.
도시 기능을 수직으로 겹쳐서 사람들이 3차원으로 원활하게 이동하여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동과 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도시를 관통하는 하이퍼 레일 노선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 철도 노선은 재생 가능 동력 전기 시스템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다.
더 라인이 제공한 최근 드론 영상에 따르면 굴착기가 넓은 참호를 파는 모습과 함께 메가 프로젝트 건설이 이미 시작되었다.
사우디 사람들은 “네옴이 역사상 위대한 순간이고 기적”이라고 말한다. 곧 국가적 자부심이므로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는 의욕이 강하다.
네옴 시티의 첫 번째 단계는 총 3190억 달러를 투입해 2026년까지 45만 명, 2030년까지 150만 명에서 200만 명을 수용하며, 2045년까지 총 900만 명을 수용할 것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중요한 도전과 과제
서구가 반대하는 명분이 구체적 사실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와 돈을 보고 큰 고민 없이 참여했다가는 국가와 기업 평판이 악화될 수 있다.
서구가 걱정하고 비판하는 논리는 자금 문제와 환경 훼손, 인권 침해다.
우선 자금 문제다. 비전을 현실로 만들려면 엄청난 양의 인프라, 유틸리티 및 개발이 필요하다. 이것은 천문학적 돈을 필요로 한다. 국제 유가가 높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유가가 하락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투자하지 않으면 자금이 고갈될 수 있다.
전체 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더 투입될 수 있다. 실제로 두 배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온다. 사막이라는 환경 조건이 건설 공사에 열악하고 비용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인력 및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서구는 여전히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에 신중하다. 전문가들도 환경과 의사소통 문제로 중도에 그만둔 경우가 많다.
사막의 도시는 문자 그대로 에너지 집약적인 냉각 작업 없이 거주할 수 없다. 사막의 무시무시한 온도는 인간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관료주의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개발 과정에 관료적 제약이 작동할 경우에 최고의 인재를 고용하고 최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은 어렵다. 창의적인 혁신은 도전을 감내해야 하는데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을 관료들이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우디를 통치하는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정권과 네옴이 지향하는 자유주의 물결은 상충하는 측면이 많다.
외부에는 유토피아적이고 현대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 인권 침해와 환경 문제에 시달리는 미래 지향적인 프로젝트라는 비판도 많다. 사우디는 공개 참수가 드문 일이 아니며 돌로 치는 것은 합법적 처벌이다.
네옴이 탄소를 줄이는 미래 도시의 미래를 지향하고 관용, 기술 및 인재를 육성하고 더 나은 외교 관계를 구애하고 있지만, 탄소를 배출하는 석유에서 나오는 돈으로 건설되고 인권 침해는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을 심각히 바라보는 서구인들은 네옴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네옴 건설을 위해 현지 사우디 부족을 약 2만 명 정도 강제 이주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높다. 후웨이타트 부족은 이 프로젝트를 반대한다.
그 부족의 한 지도자는 보안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는 네옴이 누구나 지향하는 인권 보호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준다.
미국과 유럽이 사우디의 네옴에 대해 적극 투자하기보다 소극적 자세를 보이는 이유는 이외에도 사우디가 친중, 친러 노선을 걷고 있는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네옴에 전격적으로 들어가기보다는 미국이나 유럽의 입장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하고, 이들이 충분히 긍정적으로 우리의 사업 진입을 인식할 수 있을 때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일단 2024년 빈 살만은 네옴시티 투자금 확보를 위해 시장에 주식이나 채권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GCC 국가나 중국, 러시아, 인도 외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하는지 두고 보는 것도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