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그간 총 네 번 세계 엑스포를 유치해, 세 번 개최한 경험이 있다. 첫 번째는 1970년 오사카로 일본은 물론 아시아 최초의 엑스포였다.
두 번째는 1985년 쓰쿠바 엑스포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주제로 한 행사였다. 세 번째는 2005년 나고야시 아이치 엑스포로, 지구의 지혜를 모아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엑스포였다.
또한, 2025년에 오사카에서 네 번째 세계 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많은 경험과 세계 3위의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에서 개최하는 행사임에도 준비 부실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일본은 코로나로 올림픽도 1년을 연기한 바 있고, 행사장과 지원시설 부족으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2025년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에서 행사장인 파빌리온 건설 준비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기공식으로부터 3개월이 경과했지만, 건설 예정인 25개 시설 중 신청을 마친 곳은 8개 시설에 그쳤다.
더욱이 참가국에서 준비하는 50여 개 파빌리온에 대해서 지금까지 신청이 한 곳도 없다. 이래서는 2025년 행사일까지 안전하고 완공된 설치 시설을 마련하기 벅차다는 우려가 나온다.
◇ 엑스포 준비가 늦어지는 이유
민간기업·단체나 일본 정부 등이 각각 건설하는 파빌리온은 총 25개로 이중 8개가 신청됐고, 해외관은 50개인데 한 곳도 건설 신청이 되지 않고 있다.
파빌리온을 세우는 나라나 기업 등은 건축 기준법상의 ‘가설 건축물 허가’를 오사카시에 신청해서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일본 파빌리온은 13일 시점에서 신청이 있었던 것은 8개 시설로 전체의 32%에 그친다.
참가국·지역이 건설하는 해외관은 13일 시점에서 신청이 한 건도 없었다. 오사카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류 접수로부터 허가가 나오기까지 평균 2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알려졌다. 첫 착공은 빨라야 9월 중순쯤 될 전망이다.
앞서 개최된 2005년 3월 나고야 아이치 엑스포에서는 해외관 건설 작업을 일본이 담당해, 개막 약 2년 전에 착공했다. 경제 상황이 달라져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아이치 박람회에 비해 적어도 반년 정도 지연되고 있다.
건설 준비가 진행되지 않은 이유는 출전 지역이나 국가와 건설업자 사이에서 협상이 정체되고 있어서다. 허가가 늦어지면 공사 기간도 짧아진다.
운영 주체인 일본국제박람회 협회는 7월 7일 참가국·지역과 온라인 회의를 열고 신청이 늦어지는 문제를 설명하고 착공에 필요한 절차나 건설업자와의 협상을 협회 측이 전담할 것을 제안했다. 늦어도 8월 말까지 자발적으로 지을지, 대행을 받아들일지 대답을 요구했다.
협회 측은 최종적으로 얼마나 많은 나라·지역이 응할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태고, 공기를 감안해 디자인의 간소화도 타진했지만, 시설 자체의 매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논란이다. 비용은 엑스포 규정대로 참가하는 해외 측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를 둘러싼 문제는 공사 정체 외 운영비 마련도 걱정거리다. 입장권 가격의 대폭적인 조정, 행사 인지도 제고 등 과제가 잇달아 떠오르고 있다. 개막을 위한 준비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 우려한다.
홍보 대행 대형 광고사의 활동 중단도 부담이 된다. 일본 검찰은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사업 입찰 과정에서 담합 의혹이 제기된 덴쓰 등 6개 업체와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를 기소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덴쓰, 하쿠호도 등 6개 업체 임원 6명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덴츠와 하카호도 등은 2024년 2월까지 오사카부·시, 박람회 협회의 발주 사업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정지됐다.
덴츠 등은 국제 이벤트 운영의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활동이 어려워 향후 작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사카부·시와 참가 기업 관계자는 준비 부족 배경에 협회의 조정력 부족 문제도 지적한다. 참가국·지역과 일본 건설업체와의 협상 지원 등 보다 적극적인 관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오사카시 관계자는 오사카 정계를 장악한 오사카 지역 정당인 오사카 유신에서 일본 건설업계와 교섭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한다.
오사카 유신이 개혁을 기치로 하는 정당이어서 건설업 등 업계 단체로부터 지원받지 않고, 깨끗한 이미지가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국제행사를 앞두고 해외 참가지역이나 국가와 일본 건설업체와 연결을 주선하는 역할은 해야 하는데 그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협회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데, 협회 관계자들도 노력은 하지만 중재가 쉽지 않아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우리가 유치하려는 2030 엑스포는 올 11월 프랑스에서 투표한다. 아직 유치 경쟁 중이지만, 일본의 2025년 오사카 엑스포의 추진 과정에 나타나는 각종 문제점을 잘 종합해 두면 우리가 최종 개최국으로 선정됐을 때 원활한 행사 준비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